배추 한포기 소매가 한달 전보다 35%↑
폭염·폭우… 채소류·과일도 가격 치솟아
힌남노 때도 농산물 값 폭등… 수급불안
"식비 얼마나 더 줄여야"… 소비자 근심

한 식당 앞에 음식 가격이 써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식당 앞에 음식 가격이 써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까지 이어지면서 기상 여건 악화 속 밥상물가가 끝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수급 불안으로 이어진 선례가 있었던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선 올해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507원으로 일주일 전 4604원보다 19.6%, 한달 전(4082원)과 비교하면 35% 올랐다.

도매가의 가격 상승 폭은 더 크다. 지난 8일 기준 배추 10kg 도매가격은 2만 1880원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2일 1만 6520원보다 32.4%, 9189원이었던 한달 전과 비교하면 무려 138.1% 상승했다. 최근 한달 새 도매가 기준 무 20kg 132.5%, 시금치 4kg 52.3%, 대파 1kg 41.3% 오르는 등 채소류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배추는 폭염으로 우수 품위 산지출하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습조절 매뉴얼상 ‘상승경계’를 전망했다. 고온이 지속되면서 상품성 간 품위 편차를 보이는 무도 ‘상승경계’ 단계로 봤다.

건고추는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 등 요인으로 수습조절 ‘상승심각’ 단계였다. 건고추는 평년 7만 1000톤의 생산량을 보였지만 2023년은 6만톤에 그치고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들의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복숭아(백도) 10개 소매가격은 지난 8일 2만 448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1.4% 올랐다. 동기간 수박 20%, 참외 31.9% 등도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농·축산물에 피해를 입힐 경우 앞으로 채소류를 비롯한 농·축산물의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는 휴가철과 추석 등 계절 요인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폭을 키울 가능성도 남아있다.

치솟는 밥상물가에 가계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명숙(32) 씨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1인 가구에게 과일 구매는 사치"라며 "정말 필요한 것만 장을 봐도 금방 5만원~10만원을 넘기는데, 태풍 이후에 앞으로 지금 가격보다 더 비싸진다고 하면 어디서 얼마나 더 식비를 줄여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