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장마철이 되면 집중호우로 냇물이 넘쳐 마을은 온통 물난리가 나서 피난을 가고 소중하게 가꾸어 온 곡식들이 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 올해도 쌀밥을 먹지 못하고 보리밥으로 겨울을 지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을 원망하면서 지낸 기억이 있다.다른 기억엔 봄철인가. 비가 너무 내리지 않아서 들녘이 온통 메마른 대지로 덮이고 작은 바람에도 흙먼지가 일어나는 들녘을 보면서 그때는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파란 하늘을 원망하면서 자란 기억도 있다.젊은 시절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호기심으로 공
2013년, 스파이크 존스감독의 영화 ‘Her’가 개봉됐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자신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대화가 가능한 A.I.(Artificial Intelligence) ‘사만다’를 구매한다.올해로 이 영화가 개봉된 지 딱 10년이 됐다. 그 사이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여 영화 속 ‘사만다’를 우리는 현실 속에서 만나고 있다. 그녀보다는 덜 똑똑하지만 대화가 가능한 ‘지니’와 ‘시리’와 ‘클로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니에게, 시리에게, 클로버에게’ 그날 날씨를 묻고, TV도 말만하면 틀어준다
전 세계는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의 해결방안으로 탄소중립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산업 전 분야에서 교통부문은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분야로 꼽힌다. 교통 분야는 2017년 기준 OECD 국가의 전체 배출량의 36%,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29%를 점하고 있다. 전 세계가 강제적인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실현할 대안으로써 친환경 대중교통정책은 세계적 추세에 있다. 대중교통체계 혁신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써 뿐만 아니라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언
‘과학입국 기술자립(科學立國 技術自立)’을 향한 간절한 염원이자, 과학기술이 국력이며 미래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 조성이 결정됐다.1976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첫 둥지 튼 것을 시작으로, 정부 출연연과 민간연구소, 대학 등 33개 기관이 속속들이 입주해 1992년 준공을 선포한 이래, 현재는 과학기술 연구기관이 대덕특구(유성구 소재)에 26개, 8만 2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대한민국의 성장과 함께, 대덕은 세계 1위 한국형 원전기술(한국원자력연구원), 휴대폰 강국 초석인 C
70년대만 해도 자전거는 통근, 통학을 위한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교통수단분담률이 20%를 상회했다.하지만 80년대 자동차의 대규모 보급과 자동차 중심의 도로교통 정책으로 자전거 이용률은 대폭 감소하게 된다.90년대부터는 녹색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2000년대 이후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이슈가 부각되면서 다시 무동력,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 했다.대전시는 탄소중립 실현과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해 9월 보행자전거과를 신설하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먼저 전국 최초로 대전시 공영자전
우리나라의 사고사망만인율은 20년 간 절반 이상 감축됐지만(2001년 1.23 → 2021년 0.43), 8년째 0.4%대에서 정체돼 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중대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말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주요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위험성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확립, 중소기업 등 중대재해 취약 분야 집중지원관리, 참여와 협력을 통한 안전의식 및 문화 확산, 산업안전 거버넌스 재정비다. 이중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안전문화’다. 안전의식 및 문화가 산업현장에
전국에 봄비가 내리던 날, 서울의 풍납토성을 홀로 둘러봤다. 1983년 백제 건국의 역사로 석사 논문을 쓸 때 와보고 꼭 40년만이다. 이후 학업은 중단됐고 예정에 없던 언론계로 떠났다. 당시는 "언제든 다시 (백제사로) 돌아오겠다"고 결심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우산을 들고 풍납토성의 발굴 복원지역 설명문을 꼼꼼히 읽고 또 사진도 연신 찍었다. 순간 ‘왜 이러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사랑’ 백제를 수십년 만에 만나 들뜬 게 사실이다.다음 날 10여년간 연락이 끊겼던 경남 김해의 영식이 형에게 전화했다.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던
1980년대와 90년대 후반까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었다. 당시 금리도 높았고 경제성장과 소비도 엄청나서 그때의 노래방 가라오케 생맥줏집 등은 최고의 주가로 호황을 누리는 시대였다. 경제가 호황이다 보니 회식과 술 문화로 내수시장이 돌아갔다.그런데 1997년 11월에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호황은 동맥이 끊어지듯 갑자기 멈추어 버렸다. IMF로 실직한 실직자가 99년 156만 7000명까지 올라갔다. 국가지도자의 무지와 한국은행과 종합금융회사의 방만한 경영과 실무자의 실
중년이 흔들리고 있다.중년기는 인생주기의 필연적 시기이며 다른 발달단계에 비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된 시기다.그러나 중년기의 시기는 체력의 저하가 나타나고, 가족·사회적으로는 책임과 기대감에 대한 초조감, 꾸준히 해왔던 자신의 일에 대한 한계, 노화와 죽음으로 향해감에 따른 불안감 등 복합적인 심신의 부정적 변화가 나타나며, 노화 속에 계신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적응 등 쓰나미와 같은 생활의 변화를 경험하며 중년들은 실존적 공허와 자아정체감 위기를 경험한다.다시말해 중년의 현실은 후회감, 실망감, 초조함, 허탈감, 박탈감,
반도체는 AI, 첨단로봇, IoT의 필수 품목이며, 국가안보 및 기술패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국가자산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전(前)공정은 대부분 경기에 입지해 있다. 충남은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등 후(後)공정 산업이 입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 업종은 천안·아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분포돼 있다. 2021년 기준 충남지역 1225개 업체 중 천안·아산 지역에 위치한 업계는 1175개로 전체의 96%다. 이는 아산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대기업이 입지해, 관련 기업도 집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체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같은 과 동료들과 카페를 다녀온 직원이 뿌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한다."이번에 새로 전입 온 주무관이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길래 우리 자리로 오라고 해서 같이 커피를 마셨어요."선배가 후배를 챙기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모습이 MZ세대에게는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를 명확히 지키는 MZ세대들에게 개인의 시간과 영역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무로 지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여유롭게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커피를 마시며 혼자만의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각은 몸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며 문학과 긴밀히 얽혀있는 지배적 감각이다. 우리는 시각적 은유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시각적 은유가 널리 퍼져있다는 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리얼리티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시인은 눈이 밝아야 한다.시인은 자기 앞에 타자와 세상을 제대로 보기를 원하고 잘 보이길 욕망한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발현할까를 생각한다. 과연, 기만 없이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시인은 세상을 보는 시각과 스스로를 보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