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희 세종시 건설교통국장

전 세계는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의 해결방안으로 탄소중립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산업 전 분야에서 교통부문은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분야로 꼽힌다. 교통 분야는 2017년 기준 OECD 국가의 전체 배출량의 36%,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29%를 점하고 있다. 전 세계가 강제적인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실현할 대안으로써 친환경 대중교통정책은 세계적 추세에 있다. 대중교통체계 혁신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써 뿐만 아니라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언제까지나 도로나 주차 면적을 확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체계 혁신 방안 중 하나는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하거나 파격적인 가격의 정액권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대되는 사회경제적 효과는 투입되는 예산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환경 보호, 교통체증 완화, 인구유입 등의 효과로 인해 대중교통체계 전체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대중교통 무료화의 성공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차고 넘친다. 세계 196여 개의 도시에서 무료화를 시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대표적으로 2013년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는 무료 대중교통 서비스로 교통체증 완화는 물론 인구 증가 효과까지 거뒀다는 보고가 있다.

세계 여러 도시가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추진하는 일차적 목적은 자동차 소유와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물론 요금 무료화만으로는 대중교통을 활성화할 수는 없다. 무료화와 동시에 노선 증축 및 변경, 소외지역(읍면) 맞춤형 수단 마련, 지역사회로의 경제 순환 시스템 마련 등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세종시가 대중교통체계 혁신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생활비 절감 효과가 있다. 둘째, 자동차 통행을 줄임으로써 도시 내 교통체증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의 지구 온난화 문제와 같은 환경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셋째, 관광 및 쇼핑은 물론 다른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넷째, 대중교통은 공공재로서 지불 능력에 상관없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형평성을 증진할 수 있다. 이제는 대중교통을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공공재이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으로, 세종시는 변화와 혁신 의지를 담아 대중교통 체계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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