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진료소에서 일하면 매달 한 번씩은 꼭 얼굴을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 바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분들이다. 그런데 혈압 환자 중 한 달이 지났는데도 내소를 하지 않는 주민이 있어 안부도 물을 겸 전화를 드렸다. 한참 신호음이 이어진 후 들린 어르신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고 평소와는 다른 반응이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가정 방문을 나갔다.댁에 방문해 안부를 여쭤봐도 한참 동안 말씀이 없으시다가, 한 달 전 아들이 뇌출혈로 죽었다고 하셨다. 오랜 기간 아들과 둘이서 생활해 오셨는데,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어르신은 삶의 모든 의욕을
역사적으로 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은 아니었다. 시장은 다양한 먹거리와 공예품, 의복 등과 같은 지역의 문화를 전시하는 공간이자, 주민들이 함께 교류하며 결속을 다지는 곳이기도 했다. 결국 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스민 지역 고유의 문화를 체현하는 공간인 셈이다. 이것이 우리가 시장 앞에 굳이 ‘전통’이란 단어를 붙이는 이유이며, 침체에 빠진 전통시장을 활성화해야 하는 까닭이다. 전통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 의한 시대적 산물이기도 하지만, 오랜 관습에 얽매여 사회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중장년내일센터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에게 교육 및 취업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생애경력설계 교육’이다. 이 교육은 중장년의 생애경력설계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제2의 인생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수강생의 대다수는 50대 중후반의 중장년층으로 근로계약 기간만료, 회사 경영상의 이유로 퇴직하게 된 사람들이다. 교육에서는 생애설계 이해하기, 재취업을 위한 구직기술을 익힐 수 있는 ‘취업뽀개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한다.프로그램 중 ‘나의 기대수명 알아보기’는 기대수명 예측과 미래설계를 통해
주거사다리라는 용어는 안정적으로 주택 취득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되어왔다. 대한민국에서 주택이란 자산의 가치 중 최우선시되는 요소임과 동시에 삶의 필수 사항인 의식주 중 하나다. 다만, 주택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무분별한 투자와 투기가 반복되어오며 과열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과열은 주택가격 상승을 불러왔고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은 현실적으로 자기자본을 통한 주택 취득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또한, 지역 간 주택가격의 편차가 큰 이유로 인해 수도권과 대도시에는 비아파트와 아파트 간의 격차는 더
세금이란 단어에는 애증이 교차한다. 최대한 많이 걷으려는 쪽과 가능한 적게 내려는 쪽이 상충한다. 프랑스의 한 중상주의 정치가는 "조세 기술은 소리를 가장 작게 내면서 가능한 가장 많은 거위의 깃털을 뽑는 것과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실제 상반된 두 지점과 욕망이 충돌하면서 갈등을 빚고 역사를 바꾼 사례도 적지 않다. 저명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프랑스 혁명 당시 세금 징수원이었다는 이유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미국 남북전쟁도 노예해방을 둘러싼 입장차이보다 세금을 둘러싼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다는 게 일부 역사학계의 진단이다.애증이
"음식점 운영에 알맞은 점포를 찾아 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건물주가 추후 동일업종을 받을 수 없어 권리금 포기를 특약으로 넣겠다는 겁니다. 이대로 계약을 했다간 법적으로 권리금회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상가 임대차에서 세입자의 권리금회수를 두고 건물주가 특약으로 막으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세입자의 권리금회수 기회는 법으로 보호를 받는 강행규정이다.계약 사항은 계약 당사자인 건물주와 세입자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만큼 법적인 효력이 크다. 반면 건물주가 이러한 점을
최근에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이 작품은 복지시각지대에 놓인 은퇴 노동자를 그린 ‘나, 다니엘 블레이크’, 플랫폼 노동자의 벼랑 끝 삶을 다룬 ‘미안해요, 리키’에 이은 감독의 전작들을 잇는 마지막 시리즈로, 탄광산업 붕괴 후 폐허가 된 지역사회와 시리아 난민들의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들 두 공동체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를 탐구하며, ‘더 올드 오크’라는 영국식 펍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론화를 시작한다. 냉랭하던 두 공동체가 밥을 함께 먹는 과정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는
머릿속에 불이 켜지는 순간이 있다. 어젯밤, 벌써 대학생이 된 딸내미가 초등학교 때 공책을 발견했다고 깔깔거리며 나에게 건네줬다. 제목 "줄넘기(솔직하게)". "양발 모아 뛰기는 총 60번 했습니다. 번갈아 뛰기는 솔직하게 중간에 실패했지만 계속했습니다. 양발 번갈아 뛰기는 좀 숨이 찼지만 30번 하였습니다. 팔 엇갈아 뛰기는 애초에 내가 잘 못하는 줄넘기이기도 하고 알지도 못하는 줄넘기인데 노력을 해 7번 정도 했습니다. 연속 두 번 넘기는 어려웠지만 1번은 했습니다." "줄넘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귀여운 분노과
#."건물주가 권리금회수를 방해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는 건물주가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배상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소송에서만 이기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았는데 건물주의 시간 끌기에 허사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권리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건물주가 패했음에도 권리금을 배상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강제집행을 통해 권리금에 대한 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가 임대차에서 권리금회수는 법률상 보호를 받는 세입자의 권리로 건물주가 이를 방해한다면 손
2021년 칠레에서는 학생운동가 출신의 MZ세대 정치인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35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9년 핀란드에서는 33세의 산나 마린이 30대 여성으로 총리직을 맡았다. 스웨덴의 구스타프 프리돌린은 19세에 국회의원을 시작해 4선 의원을 지내고 32세에 가장 젊은 장관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졌다. 이들은 청소년 시절에 이미 정당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생이 돼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출마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정치’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14일 선거권의 연령이 ‘19세
최근 몇 년 새 1인가구에 대한 언론보도가 자주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5년 새 1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비와 생활방식 또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이제는 1인가구라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나노사회’, ‘핵개인’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의 생활단위가 더 작게, 쪼개지고 나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이러한 현상과 함께 1인 가구 대상 범죄, 고독사, 높은 자살률 등의 새로운 사회문제도 부상하고 있다.기존의 공동체 중심의 사회가 가지고 있던 안전망 기능이 약해지면서 국가를 비롯한 지
오는 10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다. 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의 명절이다. 최근 음력설(Lunar new year)과 중국 설(Chinese new year)의 표기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UN은 중국 설이 아닌 음력설을 사용해 휴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음력 설이 국제적인 공식 기념일이 됐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고, 그 어느 때보다 설을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입장이라면 가장 사건 사고가 많고 바쁜 시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