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자 대전서구의회 의장

2021년 칠레에서는 학생운동가 출신의 MZ세대 정치인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35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9년 핀란드에서는 33세의 산나 마린이 30대 여성으로 총리직을 맡았다. 스웨덴의 구스타프 프리돌린은 19세에 국회의원을 시작해 4선 의원을 지내고 32세에 가장 젊은 장관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졌다. 이들은 청소년 시절에 이미 정당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생이 돼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출마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정치’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14일 선거권의 연령이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고, 2022년 1월 18일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의 피선거권자 연령이 ‘25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러한 변경으로 인해 청년이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보장되고 청년의 정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정치란 무엇일까. 좁은 의미의 정치는 소수의 정치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위이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갈등을 조정하면서 공동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한다.

서구의회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목표의 합일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서구 청소년의회’를 추진하고 있다. 서구 청소년의회는 관내 청소년들에게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교육해 올바른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청소년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서구의회는 5개 자치구 의회 중 유일하게 청소년의회를 직접 계획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3년 동안 60여 명의 청소년들이 청소년의회에 참가했다. 청소년들은 ‘대전광역시 서구 청소년의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역의 개선할 점을 찾아보고 자료수집과 토의를 거쳐 정책연구 결과를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청소년 의원들이 제안한 논의 안건들을 살펴보면, 최근의 학생인권 문제를 비롯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자신과 사회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존재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드는 서구 청소년의회는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직접 낼 수 있는 소통의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대전 서구는 청소년의회와 같은 청소년 참여기구들이 누적돼 유니세프위원회로부터 2021년 아동친화도시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서구 청소년의회를 통해 지방의회와 민주주의를 경험한 청소년들이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내가 살고 있는 서구’를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는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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