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머릿속에 불이 켜지는 순간이 있다. 어젯밤, 벌써 대학생이 된 딸내미가 초등학교 때 공책을 발견했다고 깔깔거리며 나에게 건네줬다. 제목 "줄넘기(솔직하게)". "양발 모아 뛰기는 총 60번 했습니다. 번갈아 뛰기는 솔직하게 중간에 실패했지만 계속했습니다. 양발 번갈아 뛰기는 좀 숨이 찼지만 30번 하였습니다. 팔 엇갈아 뛰기는 애초에 내가 잘 못하는 줄넘기이기도 하고 알지도 못하는 줄넘기인데 노력을 해 7번 정도 했습니다. 연속 두 번 넘기는 어려웠지만 1번은 했습니다." "줄넘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귀여운 분노과 치열한 노력의 흔적이 가득한, 초등학교 4학년 딸내미의 ‘줄넘기 연습 일지’였다.

구청장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구민에게 드리는 설 명절 인사를 구청장의 품위는 과감히 버리고, 갑진년 용의 해인 만큼 용탈을 쓰고 인사를 했다. 인플루언서도 아닌데, MBTI가 극강의 I형인 내가, 대전역 장병 포토존에서 충성송 챌린지 댄스도 했다. ‘청장님도 극한 직업’이라는 응원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민선 8기 3년 차에 접어든 동구에는 다양한 시도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관내 초·중·고 44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시설 환경 개선과 교육과정 운영비 지원을 위한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사업 추진, 숙원사업인 천동중 개교, 동구 글로벌 아카데미 사업과 어린이 청소년 영어도서관 건립, 대전에서 최초로 시행하는 구민안전보험 등 교육과 미래에 투자하는 동구의 오늘. 약 10만 평으로 조성될 대청호 장미공원, 동구동락 축제와 대청호 벚꽃축제, 중앙시장 주말 축제, 1동1도서관 북카페, 달빛 야외 도서관 운영, 러닝크루 동구동런 등 문화예술이 일상 속 잔잔하게 흐르는 동구.

그리고 대전 미래 100년을 선도할 도심융합특구와 1조원 규모의 복합2구역 사업, 복합환승센터, 대전역 미래형 환승센터 사업, 산업단지 조성까지 대전의 심장으로 세차게 박동하는 이토록 역동적인 도시가 바로, 동구이다. ‘정책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사업도 구민이 알지 못하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니, 서 말의 구슬들을 잘 꿰어 구민 여러분께 잘 알려드리기 위해 지금부터 나도 변신하고자 한다.

20여 년 경력의 정치인임에도 마이크 앞에 서면 여전히 긴장되지만, 구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라면 올해는 ‘극강의 E형’ 구청장으로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 줄넘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았고, 잘 하지도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줄넘기를 연습했던 그 시절 4학년의 귀여운 딸내미처럼, 나도 ‘정책’과 ‘홍보’의 ‘양발 번갈아 뛰기’를 좀 숨이 차도 해보겠다. 동구와 필자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 분명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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