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국비 695억원 투입
오염된 토지, 생태 관광자원 변신

서천 장항제련소 오염정화토지. 충남도 제공.
서천 장항제련소 오염정화토지. 충남도 제공.
엣 장항제련소 변천사. 왼쪽부터 1970년대, 1989년, 1990년 이후, 브라운필드와 장항제련소 모습.
엣 장항제련소 변천사. 왼쪽부터 1970년대, 1989년, 1990년 이후, 브라운필드와 장항제련소 모습.

[충청투데이 노왕철·김중곤 기자] 옛 장항제련소와 그 주변이 생태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20세기 산업화로 오염된 지역을 습지로 조성해 생태적 가치를 되살리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첫 사례다.

기획재정부는 6일 제6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장항 국가습지 복원’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 예타 착수 이후 약 1년 만의 성과로, 평가 결과 경제성(B/C) 1.34와 종합평가(AHP) 0.78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29년까지 국비 685억원을 투입해 서천 장항읍 장암·송림·화천리에 위치한 옛 장항제련소 주변 오염정화토지 약 60㎡를 생태 관광지로 조성한다.

구체적으로 습지 28만㎡, 생태숲 등 녹지 22만 9000㎡, 전망시설 4만 5000㎡, 탐방로 4㎞ 등으로 구성한다.

사업이 이뤄지는 옛 장항제련소는 일제 수탈과 산업화의 이면이 담긴 아픔의 공간이다.

장항제련소는 1936년 일본 조선총독부가 건설해 광복 후 국가 직영과 민간 매각 등을 거쳐 1989년까지 가동했다.

20세기엔 오염물질 배출 저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했고, 이는 장항제련소 주변 지역이 중금속 등에 오염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이 2008~2010년 장항제련소 반경 4㎞ 안에 사는 주민 687명의 건강을 조사한 결과, 166명의 인체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다.

장항이 아픔을 딛고 기회의 땅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2009~2020년 국비와 지방비 4191억원을 들여 장항제련소 주변 토지를 매입하고 정화 작업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도 장항 국가습지 복원을 공약화하며 사업 추진에 의지를 보였고, 이번 예타 통과에 따라 옛 장항제련소가 생태 관광지로 새로 태어나는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특히 이는 국가가 환경오염 등으로 생기를 잃은 과거 산업지역을 생태 복원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도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장항제련소 일원이 활력을 되찾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항 국가습지 복원 과정에서 발생할 도내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029억원, 부가가치유발 437억원, 고용유발 607명 등으로 예상된다.

조성 후 운영 단계에서도 30년간 생산 332억원, 부가가치 178억원, 고용 435명 등의 유발효과가 충남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안재수 도 기후환경국장은 “장항은 습지가 탄소 흡수에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 파악하는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최초의 폐산업공간 생태복원으로 지역을 살리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도 모델을 장항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왕철·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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