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라운필드와 장항제련소.
브라운필드와 장항제련소.

기획재정부가 6일 장항국가습지를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 장항제련소가 있던 오염된 공간의 생태를 복원하는 대규모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국내 최초로 폐산업 공간에 추진하는 생태복원사업이라는 점에서 가지는 상징성도 크지만 충남이 염원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크게 환영할 일이다.

장항국가습지 지역인 장항제련소는 우리나라의 아픔과 슬픔, 근대 산업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장항제련소는 일제 강점기부터 50년 넘게 가동되다 폐쇄된 지 30여년이 넘었다. 산업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하던 조선 땅에 세워져 우리나라 비철금속 제련의 중추역할을 했다. 해방이후에는 우리니라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다가 결국 기능을 다하고 폐쇄된 후 방치돼 왔다.

수십 년 간의 가동에 따른 중금속 오염 등으로 이 지역은 산업화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곳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항제련소가 위치한 충남 서천은 물론 충남지역의 숙제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지난 2009년 환경부가 장항제련소를 포함한 인접지역 110만㎡ 가량을 매입해 정화작업을 완료하고 브라운필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또 정화작업을 마친 토지를 도시개발방식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경제성 문제에 발목이 잡혀 무산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해당 부지에 대한 생태복원으로 방향을 잡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태흠 충남지사도 공약으로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을 채택했다. 이번에 기재부가 발표한 장항국가습지 예타 대상사업은 이 연장선으로 보인다.

기재부의 이날 발표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국비 685억원을 투입해 장항제련소 주변 오염정화지역에 대한 자연환경복원 제1호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에는 28만 5000㎡ 규모의 습지, 생태 숲을 포함한 22만 9000㎡ 규모의 녹지, 습지 전망시설과 탐방로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산업화로 인해 오염된 지역을 다시 살렸다는 상징성이다. 정부와 충남도는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관광, 치유의 대표적인 땅으로 가꾸고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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