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수여단·32사단 장병 190여명
청양 인양리 호우현장서 ‘땀방울’
비닐하우스 농작물 잔해 제거 집중
무더위속 바람 안통해 체감온도 ↑
수해민들 “군 장병 복구 지원 감사”

 

32사단 97보병여단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32사단 97보병여단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제3공수특전여단 15특전대대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제3공수특전여단 15특전대대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군대에서 훈련도 안 할 무더위이지만, 수해 복구인 만큼 온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20일 정오경 찾은 충남 청양 청남면 인양리 호우피해 복구 현장. 수해 복구 지원을 나온 구자윤 제3공수특전여단 15특전대대 대대장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15특전대대 소속 장병 150여명은 전날 충남으로 내려와 이날부터 수해 복구 현장에 뛰어들었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32사단 97보병여단 장병 40여명도 이날 대민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13~18일 쏟아진 물폭탄에 아수라장이 된 비닐하우스를 정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장병들이 들어갔다 나온 비닐하우스 옆으로는 폭우에 잠겨 망가진 농기계와 가재도구, 농작물의 잔해가 수북히 쌓여 갔다.

그동안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과 달리 이날은 무더위가 지속돼 복구 작업을 펼치기 힘든 여건이었다.

오전 10시부터 기온이 30℃ 안팎을 오르내렸는데, 피해가 집중된 비닐하우스는 내부에서 바람이 통하지 않다 보니 체감 온도가 더욱 높았다.

땅도 빗물이 다 빠지지 않아 갯벌처럼 발이 푹푹 빠지거나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이런 악조건에서 장병들은 3~4㎏는 족히 돼 보이는 농작물 잔해를 제거해 밖으로 들고 나가기를 반복했다.

구 대대장은 “직접 보니 농작물 피해가 처참한데 장병 모두 피해민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고 힘줬다.

충남 의용소방대원들이 20일 충남 부여 규암면 나복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충남 의용소방대원들이 20일 충남 부여 규암면 나복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김중곤 기자
군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치운 잔해. 김중곤 기자
군 장병들이 20일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호우 피해 비닐하우스에서 치운 잔해. 김중곤 기자

수해 직격탄을 맞은 피해민들은 군 장병의 복구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당장 생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감추지 못했다.

복구 현장에서 만난 귀농 4년차의 시설재배농 우종찬(43) 씨는 이번 집중호우로 총 12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4개동 모두 피해를 입었다.

그는 겨울에 파종할 종자를 오는 10월 말까지 받기로 예약한 상태인데, 그 안에 피해 입은 하우스를 온전히 복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우 씨는 “귀농 와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하우스 안에서 건질 건 없고 보험을 들긴 했지만 복구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탄식했다.

한편 정부는 19일 충남 부여·청양·공주·논산을 포함해 지난 13~18일 호우 피해를 크게 입은 전국 13개 기초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 기간 도내 주택 72채, 농경지 1만㏊ 이상이 침수 등 피해를 입었으며, 지자체와 소방, 군·경 등은 피해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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