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투데이 캠핑편-대전 상소동 오토캠핑장]
성수기 3만원, 비수기 평일 2만 5천원·주말 3만원
저렴한 가격에 텐트 치고 불멍… 여유 즐기기 좋아
밤 10시부터 ‘정숙 시간’ 시작… 텐트 속 조용한 2차
놀이기구 가득 유아숲 놀이터·체험원 ‘아이들 천국’
페트병·캔을 포인트로 바꿔주는 ‘네프론’ 기계 구비

▲ ▲캠핑장 내 재활용품 무인회수기 ‘네프론’사진=김윤주 기자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충청투데이는 독자분들의 주말이 조금 더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휴식 지침서인 ‘힐링투데이’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앞으로 캠핑, 여행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주말에 즐거움을 찾고 싶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 그리고 신문 지면을 통해 잠시라도 쉼을 느끼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

시작은 미약했다. 10년 전, 남자친구 아버지의 낡은 텐트를 들고 산이며 강이며 다녔던 것이 ‘캠퍼(Camper)’의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때의 남자친구가 이젠 남편이 됐고 아들까지 태어나며 우린 ‘가족 캠퍼’가 됐다. 누군가는 "왜 사서 고생이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캠핑은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 가족의 이번 캠핑지는 ‘상소동 오토캠핑장’이다. 대전 동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매우 저렴한 편이다. 성수기(7~8월)는 평일·주말 3만원으로 동일하며 그 외 비수기 평일은 2만5000원, 주말은 3만원이다. 덕분에 주말 예약은 거의 ‘피켓팅’ 수준이다. 그래서 보통 금요일을 노린다. 사실 금요일 예약도 금방 차는 편이지만 운 좋게 성공해 방문하게 됐다.

상소동 오토캠핑장은 A구역부터 E구역까지 있으며 A구역은 파쇄석, B구역·C구역은 강자갈, D구역은 파쇄석, E구역은 데크 사이트로 구성돼있다.

A·B·C구역은 사이트 바로 옆에 주차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D·E구역은 주차장에 주차해야 한다. 샤워장과 취사장은 각 2곳씩 있으며 양옆에 배치돼있다. 화장실은 총 3곳으로 양옆과 가운데에 배치돼있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곳은 A구역. 캠핑장에 도착해 푸르른 하늘과 초록빛 옷을 입은 나무들을 보니 막혔던 무언가 뚫린 듯 숨통이 트였다. 텐트를 치고 나서 남편이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와 놀이터에 갔다. 아이는 이 놀이터의 경력자로서 놀이기구를 이용하는데 빠삭하다. 사실 이번에도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놀이터를 향해 달려가기도 했다. 이곳에는 다양한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고, 바로 옆에는 잔디광장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남편이 저녁 준비 완료 알림을 보내오자 아쉬워하는 아이를 달래 사이트로 돌아왔다. 저녁 메뉴는 ‘삼겹살·목살 구이와 어묵국’이다. 나무를 보며 무쇠판에 고기를 구워 맥주와 함께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어느덧 어둑한 밤이 되자 테이블을 치우고 아이를 씻겨 텐트 안에 들어갔다. 진정한 자유인 ‘육퇴(육아퇴근)’를 위해 잠든 척하니 아이가 금세 잠이 들었다. 왠지 놀이터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과 텐트 밖을 나와 ‘불멍’을 즐기며 맥주를 마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감히 자연을 빌려 낭만을 만끽했다.

오후 9시 50분이 되자 안내방송이 나왔다. 오후 10시부터 ‘정숙 시간(매너타임)’이며 일산화탄소 감지기가 필요하면 대여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텐트 안에 들어가 태블릿PC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조용한 2차’를 즐겼다. 우리 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매너를 잘 지키는 듯 주변이 고요했다. 혼자 오는 캠퍼들에게도 괜찮은 곳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함이 몰려오자 샤워장에서 대충 씻고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지만 밤에는 조금 쌀쌀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는 미역국에 밥을 주고 남편과는 라면을 끓여먹었다. 퇴실 시간까진 여유가 있어 아이와 산림욕장을 향해 올라갔다. E구역을 지나 냇가 위 다리를 건너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울창한 숲과 앙코르와트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돌탑들, 귀여운 다람쥐들이 인상적이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유아숲 놀이터’가 나왔다. 그 안에는 미로와 놀이시설, 토끼·닭장이 있었다. 또 근처엔 아직 개장하진 않았지만 재밌을게 분명한 물놀이장도 보였다.

조금 더 산을 올라가니 상소동의 하이라이트인 ‘유아숲 체험원’이 등장했다.

짚라인부터 그네까지 재밌는 놀이기구가 한가득이었다. 그야말로 ‘아이들 천국’이었다. 아이와 실컷 놀고 내려와 텐트를 정리했다. 캠핑장에 페트병과 캔을 포인트(돈)로 바꿔주는 ‘네프론’ 자판기가 있어 분리수거를 하는 마무리까지 행복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깨끗한 시설, 풍부한 놀이기구, 저렴한 가격 등 많은 장점을 갖춘 상소동 오토캠핑장, 가족은 물론 연인·솔로 캠퍼들 모두가 만족할 곳이다. 다만 매점이 없으니 이 점 유의해 모든 용품을 빠뜨리지 않고 잘 챙겨오길 바란다.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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