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0주년… 대국민 특별전시 준비
여러 생물과 미생물 공존하는 ‘생태계’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 사회 돼야
지난해 1억 600만건 생태정보 구축
철새 기착지·월동지 서천 역할 중요
본연의 목적 잊지 않고 지역 상생 강화

조도순  국립생태원장
조도순  국립생태원장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2013년 10월 충남 서천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이 어느덧 개관 10주년을 맞이한다. 국립생태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 연구 및 교육, 전시 기관이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생태 관광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서천이 ‘생태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국립생태원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도 이같은 인식 하에 서천군과 국내 여러 기관·단체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조 원장을 만나 개관 10주년을 맞은 국립생태원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국립생태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국립생태원은 2013년 10월 충남 서천에 문을 열어 그동안 ‘자연생태계 보전과 생태 가치 확산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이라는 미션을 수행해 왔다. 국가 자연환경정책 수립에 필요한 생태연구를 하고 있고, 생태 중심의 마음과 지식을 국민에 전달하는 교육 및 전시사업, 지역 상생협력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번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연구 성과와 발자취를 알리는 대국민 특별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2023 ECO 재즈패스타’와 ‘서천, 금강을 품다’를 개최했고, 이달부터는 멸종위기종을 주제로 한 10주년 기획전시 ‘사라져가는 나의 친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도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국가 자연생태플랫폼’의 역할을 다하고 생태계 보전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발전할 것이다."

- ‘생태’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생태란 생물과 환경 사이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넓게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 친화적인 태도도 생태라는 단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생물 종의 하나인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는 여러 생물과 미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라는 점에서 생태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구의 팽창은 농경지와 공업단지 등 자연의 문명화를 일으켰고 그 결과 여러 동식물이 터전을 잃었다. 이같은 생물 다양성의 축소는 인간의 삶의 질, 생존에도 위협이 된다. 이제는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립생태원은 이를 위한 연구와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 현재 국립생태원이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세 가지 연구 사업을 소개하고 싶다. 먼저 ‘생태보전지역 확보를 위한 생물다양성 조사’가 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552㎢에 달하는 비무장지대(DMZ) 일원에 대한 생태자료 구축을 완료했다. 또 무인도서, 해안사구, 습지 등에 대한 조사 평가를 바탕으로 217㎢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둘째로 ‘글로벌 수준의 생태 빅데이터 구축 및 서비스’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구해 생태정보포털인 에코뱅크(EcoBan)를 설치했다. 지난해 구축한 생태정보량이 1억 600만건인데, 이는 세계 최고 생태정보은행인 지구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의 1억 300만건보다 많은 양이다. 마지막으로 ‘멸종위기종 보호 기반 마련’이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뿔제비갈매기가 국내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으로 지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전 세계에 100여마리만 존재하는데도 생태정보가 부족해 그동안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지난 6년간 뿔제비갈매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DNA를 분석해 2016년 이후 6번째 지속 번식에 성공한 것을 밝혀냈다."

- 서천이 ‘생태도시’로 나아가는 데 있어 국립생태원의 역할이 크겠다.

"서천은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라고 본다. 서해안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상 위치하는데 새만금 방조자 설치로 호남지역 갯벌이 훼손되면서 철새의 중간 기착지 및 월동지로서 서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유네스코도 이를 알기에 서천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국립생태원은 서천의 ‘생태도시’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특히 생태관광의 한 축으로서 국립생태원은 세계 5대 기후대를 재현한 에코리움과 다양한 생태전시 및 행사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는 개원 10주년을 맞아 ‘에코 재즈 페스타’ 등 지역문화예술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서천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람사르 국제습지 및 람사르 습지도시 지정, 유부도 생태관광지역 지정 등 생태관광을 위한 좋은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서천군과 국립생태원, 군내 각종 공공기관과 민간단체가 비전과 방향을 공유하며 협력한다면 서천이 국내 최고의 생태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서천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립생태원의 역할은.

"서천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보전하고 홍보하는 것이 서천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립생태원의 첫 역할이다. 국립생태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유부도와 갯벌, 해안사구, 습지 등 서천의 생태 자원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에코뱅크를 통해 국내외 공개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홍보에서 그치지 않고 서천 생태관광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립생태원은 서천군 생태관광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하고자 한다. 생태관광은 서천의 생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에게 다양한 체험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생태원의 생태 전문가가 참여해 생태관광자원을 개발하고 도입한다면 서천의 생태관광 인지도와 방문객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관광을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립생태원 관광객이 지역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기관 자체적으로도 지역물품구매와 주말장터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

- 비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국립생태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기대 이하라는 아쉬움도 있다.

"국립생태원은 서천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 장항국가산업단지 대안사업으로 2013년 10월 서천에 설립됐다.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리라는 군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본연의 목적인 연구에 집중하면서도 지역 상생을 위한 여러 협력 사업에도 펼쳤지만, 국립생태원의 실제 기여도와 주민의 체감 수준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국립생태원이 되겠다."

- 지역과 상생하는 국립생태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각오가 있다면.

"생태 보전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잊지 않으면서도, 서천군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다양한 지역단체와 협력해 지역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 지역과 함께 생태문화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서천군 생태관광벨트 지원, 세계자연유산 보전 및 활용 등의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과 함께 차근히 준비하고 실행하다 보면 생태가 살아 있고 살기 좋은 ‘생태도시’ 서천이 되고, 그 중심에 국립생태원이 있을 것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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