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서식지 제주도서 3개체만 남아
멸종위기 등급 상향 조정 환경부에 건의
추적관찰로 피뿌리풀 자생지 보호 대책 마련

국립생태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립생태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국립생태원이 멸종위기종 피뿌리풀의 신규 서식지를 발굴하기 위해 제주도 동부 오름을 대상으로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규 서식지 1곳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2021년부터 피뿌리풀 자생지로 알려진 제주도 동부 오름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며 그 결과 2개 지역(2개체)에서만 피뿌리풀 분포가 확인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종의 지역절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고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발견된 피뿌리풀 자생지는 할미꽃, 서양금혼초, 고사리 등이 혼재하며 일사량이 풍부한 초지로 1개체에서 약 30여 개의 줄기가 올라와 있었다.

각 개체는 약 1㎞의 거리를 두고 분포하고 있으며 동일한 개체 사이에 꽃가루를 주고받지 않는 종의 특성상 자연번식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피뿌리풀은 주로 중국, 몽골, 러시아, 네팔, 중앙아시아의 초원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4~5월에 개화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동부지역의 오름과 양지바른 초지에 드물게 분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분별한 불법 채취와 자생지 식생 변화로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환경부는 2017년부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번 합동정밀조사를 통해 파악된 피뿌리풀 실태 정보를 기반으로 피뿌리풀의 멸종위기 등급 상향 조정을 환경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피뿌리풀의 자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자생지 식생 변화와 불법 채취의 증가로 피뿌리풀의 서식지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지금 남아있는 3개체의 피뿌리풀이 사라진다면 국내 피뿌리풀은 사실상 지역절멸 되는 것으로 서식지 보호와 증식 연구를 통해 남아있는 3개체가 피뿌리풀 복원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