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특별 기획>
④ 독거 장애인편-고령 장애인 증가…자식들 부담주기 싫어 ‘나홀로’
연령대 높아질수록 장애인구 증가… 1인 가구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
설문조사서 ‘혼자 살겠다’ 응답 높았지만 32.3%는 혼자서 외출 불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 대전 중구에서 홀로 사는 70대 장미순(여·가명) 씨는 20년 전 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입었다. 장 씨에게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은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한 날이다. 남편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지 오래. 자식들은 타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있어 신세지고 싶지 않다며 혼자 살길 원하고 있다. 장 씨는 "어버이날만 되면 이웃들은 자식들과 여행도 가고 외식도 하는데…난 거동이 불편해 복지관 선생님들 도움 없이는 자유롭게 다닐 수 없다"며 "처지가 이렇다 보니 괜히 자식들에게 짐만 되는 것 같아 어버이날이고 명절이고 그냥 오지 말라고 한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50~60대 때는 그래도 기력이 있어 휠체어를 끌고서라도 가끔 나갔는데 나이 70이 넘어가니 그조차도 쉽지 않아 요즘은 거의 집 안에만 있는 것 같다"고 쓸쓸해했다.

저출산·고령화 속 65세 이상 노년층 장애인 수가 매년 증가하며 혼자 사는 독거 장애 가구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구의 고령화는 사회적 고립을 야기함과 동시에 자칫 고독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 사회의 촘촘한 돌봄서비스 및 자립 지원이 요구된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조사한 ‘대전지역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인 54.6%가 60대 이상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인 연령대를 살펴보면 60대가 28.0%(362명)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 26.5%(343명) △50대 18.6%(241명) △40대 10.6%(137명) △20대 6.0%(77명) 등의 순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장애인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사회적 돌봄이 더욱 필요한 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장애인구의 고령화 속 가족구조 변화에 따른 장애인 1인 가구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구원 수를 살펴보면 2인 가구(39.8%) 다음으로 1인 가구(28.0%) 비율이 가장 높았다.

독거 장애인의 장애유형으로는 △뇌전증장애 △청각장애 △심장장애 △시각장애 △정신장애 등 순으로 높았다. 시설 이용자의 경우 퇴소 후 같이 살고 싶은 사람에 대한 질문에 ‘가족(37.5%)’ 다음으로 ‘나 혼자(31.3%)’를 꼽았다.

여러 이유로 혼자 사는 고령 장애인들이 늘고 있지만 젊고 건강한 청년들도 혼자 살기 쉽지 않은 현실 속 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혼자 살겠다는 높은 응답과 달리 조사대상자 중 32.3%가 혼자서 외출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해 장애인 10명 중 3명은 외출 시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미래준비(노후생활)에 대한 걱정을 묻는 질문에 일부 응답자(12.2%)는 ‘혼자 남겨지는 것’을 택하며 고립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송지현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부 선임연구원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혼자 거주하면서 필요 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그리고 지원주택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구 또한 1인 가구, 고령장애인이 증가하는 만큼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지 선택하고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장애인이 증가함에 따라 고령 장애인에 대한 지원정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홀로 사는 고령장애인과 현재 동거하고 있는 부모 사후에 대한 고령장애인 지원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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