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특별 기획] ⑤입양가족편-가슴으로 낳은 1500명의 자식들
‘정인이 사건’ 후 부정적 시선 증가·코로나 여파로 입양 포기 늘어
인식개선 필요성 절실… "3년째 입양 고민중이지만 결심 힘들어"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5월 11일 ‘입양의 날’을 맞았지만 충청권 내 입양 아동은 매년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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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인이 사건’ 후 입양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커짐과 동시에 그간 코로나19 여파까지 맞물리며 입양을 포기하는 부부들이 늘어난 탓이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외 입양은 415명(2021년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704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는 2016년 입양아 수인 88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충청권 역시 매년 눈에 띄게 입양아동 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충청권에는 총 1544명(지난해 말 기준)의 입양아동들이 거주하고 있다.

최근 3년간의 입양아동 현황을 보면 대전은 2020년 325명, 2021년 314명에서 지난해 292명으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세종 역시 각각 168명, 167명, 156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충북은 2020년 401명에서 2021년 41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지난해 다시 382명으로 급감했다.

유일하게 충청권에선 충남지역만 증가세를 보였다.

충남은 2020년 709명, 2021년 713명에서 지난해 714명으로 소폭 늘었다.

입양아동 수도 인구규모가 비슷한 충북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입양이 줄어든 요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출생아 수 전체의 감소다.

출생아 수 자체가 줄며 입양 대상이 되는 인구 규모도 함께 줄어든 것.

또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체 입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입양이 직격탄을 맞게 되며 영향을 받았다.

그간 비대면 업무로 인해 가사 조사관 파견 등 법원과 정부의 입양 관련 행정 업무 역시 원활하지 못한 것도 한 몫했다.

일각에선 2년 전 서울 양천구 아동학대 사건 이후, 입양 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심화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입양가정에서 장기간 학대를 받아 사망해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일명 ‘정인이 사건’ 이후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이 더욱 뾰족해 졌다는 것.

입양단체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 이후 입양 가정을 보는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 졌고, 더 나아가 입양부부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경우도 존재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곧 입양을 고민하지만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례를 양산하게 된다며 인식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대전에 거주하며 난임 치료를 받고 있는 한 부부는 "3년째 입양을 고민 중이지만 쉽게 결심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입양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선과 편견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고 호소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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