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팀 중 12위… 꼴찌 경쟁
연습장 없어 떠돌이 신세
"프로팀 걸맞은 환경 절실"

2023 K리그2 9R vs 부천 경기 모습. 사진=청주FC 홈페이지.
2023 K리그2 9R vs 부천 경기 모습. 사진=청주FC 홈페이지.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올해 창단한 충북 연고의 프로축구팀 충북청주FC(이하 청주FC)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원정으로 치러진 개막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대량실점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순위도 최하위권으로 내려 앉았다. 청주FC의 열악한 환경때문에 이 같은 성적의 책임을 선수들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청주FC의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청주FC는 지난 23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9라운드 경기에서 부천FC에 0-4로 대패했다. 앞서 청주FC는 지난 18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충남아산FC와의 경기에서 역시 0-4로 패했다. 이 경기는 청주FC가 창단한 후 첫 충청더비였기에 그 패배가 더욱 뼈아팠다. 이보다 앞서 15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FC와의 경기에서도 청주FC는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3경기 연속 무득점에 대량 실점이었다. 결국 순위도 13팀 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올해 창단한 천안시티FC와 꼴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최근 성적은 청주FC가 시즌 초반 기세를 올렸던 것과 대비된다. 청주FC는 3월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E랜드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어 같은달 4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절대 강자 김천 상무와의 경기에서는 0-2로 패했지만 선제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고, 골대 불운까지 겹치며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이후 청주FC는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

통상 어느 종목이든 신생팀은 초반에 어려움을 겪다가 경기수가 늘어날수록 조직력을 다지며 안정적인 전력을 갖춰 나가는데 반해 청주FC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력상으로는 아직도 정비되지 못한 수비라인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 상대팀에 따라 다양한 변형전술을 선보이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다만 이 같은 성적을 선수단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청주FC는 명색이 프로팀인데도 연습장이 없다. 연고지인 청주에서 연습할 곳이 없어 경남 남해에서 진행한 국내 전지훈련을 연기하기도 했다. 시즌이 시작됐지만 연습장으로 인한 고충은 여전하다. 청주FC는 현재 공군사관학교, LG화학 청주공장 운동장, 청주시 옥산면에 위치한 하수처리장 운동장 등을 대여해 훈련을 하고 있다. 이 구장들의 잔디는 축구전용구장의 잔디가 아닌 일반 천연잔디다. 당연히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부상의 우려때문에 마음껏 뛸 수 없다. 그나마 안정적으로 사용시간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연습장을 확보하는게 구단의 주요 업무가 됐다. 창단 동기인 천안시티FC가 2면의 천연잔디구장과 3면의 인조잔디구장을 갖춘 천안축구센터에 숙소를 마련하고 마음껏 훈련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 지역 내 축구 전문가는 "청주FC가 신생팀의 한계, 열악한 재정 등으로 인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오히려 조직력이 떨어지는 것은 비상식적인 부분"이라며 "프로팀에 걸맞은 환경과 여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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