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구장 잔디보호차원 경기때만 사용 가능
한국형 잔디 내수공설운동장 부상 우려 커
결국 경남 남해서 전지훈련 기간 연장키로
청주시 "19억 투입 내수운동장 시설 개선"

2023년 창단해 K리그2에 참가할 충북청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청주종합운동장 전경. 심형식 기자
2023년 창단해 K리그2에 참가할 충북청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청주종합운동장 전경. 심형식 기자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올해 창단해 K리그2에 출전하는 충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 충북청주FC가 비자발적 전지훈련 연장에 들어갔다. 청주 인근 지역에서 연습할 훈련장이 없기 때문이다. 명색이 프로팀인데 훈련을 할 수 있는 천연잔디구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다시금 청주의 열악한 체육인프라를 환기시키고 있다.

7일 충북청주FC에 따르면 충북청주FC 선수단은 지난 1월 4일~27일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같은 달 31일부터 경남 남해에서 국내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애초 충북청주FC는 오는 17일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청주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전지훈련 기간을 오는 2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 K리그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청주 인근 지역에서 훈련장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주의 공공체육시설 중 천연잔디 축구장을 갖춘 곳은 청주종합운동장과 내수공설운동장이 있다. 청주종합운동장은 충북청주FC의 홈구장으로 켄터키블루그래스라는 잔디 종자를 사용했다. 국내 대부분의 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종자다. 잔디 상태는 괜찮지만 잔디 보호를 위해 경기때만 운동장을 사용해야 해 훈련장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내수공설운동장은 한국형 잔디가 파종됐다. 한국형 잔디는 뿌리가 옆으로 자라면서 서로 엉켜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태클을 하면 축구화에 스터드가 걸리는 경우가 있어 부상의 우려가 있다.

결국 청주에서 훈련장을 구하지 못한 충북청주FC는 인근 지역까지 훈련장을 물색했다. 하지만 해당 시·군에서 정기 대관에 난색을 표하면서 고육지책으로 수천만원의 추가비용을 지출하며 전지훈련을 연장키로 했다.

타 프로축구팀과 비교하면 충북청주FC의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일반적으로 프로축구팀들은 클럽하우스와 함께 2~3개의 전용 훈련장을 확보하고 있다. 또 대다수 지역의 종합운동장이나 축구전용구장은 연습용 보조경기장을 갖추고 있다. 충청지역 프로축구팀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클럽하우스 내 천연잔디 2면과 인조잔디 1면의 연습장이 있다. 천안시티FC 역시 천안축구센터 내 천연잔디 2면, 인조잔디 3면을 우선 사용하고 있다. 충남아산FC는 홈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의 보조경기장을 훈련장으로 쓴다.

윤지현 충북청주FC사무국장은 "날씨가 풀리면 보은에서 연습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시간 훈련을 위해 왕복 2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훈련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1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올해 11월까지 내수공설운동장 시설개선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4계절 잔디인 성인축구장 1면과 인조잔디 유소년축구장을 조성 중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충북청주FC의 연습장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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