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프로시대 본격 도래… 청주 70년대 인프라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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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무늬만 경기시설
下. 현 구장 보수 한계

上. 무늬만 경기시설
청주FC 홈구장 종합운동장 주차장 부족·매점도 없어
1979년 완공 청주야구장도 경기 때마다 지적 이어져

▲ 2023년 창단해 K리그2에 참가할 충북청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청주종합운동장 전경. 심형식 기자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충북 청주에 본격적인 프로스포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023년 K리그2에 포함될 충북청주FC가 탄생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한화이글스의 청주 경기도 재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의 스포츠 인프라는 이 같은 프로스포츠를 소화하기에는 함량 미달이다. 특·광역·특례시를 제외한 전국 최대 규모 도시, 지방에서 인구가 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라는 수식어는 열악한 청주의 스포츠 인프라를 더욱 민망하게 만든다. 충청투데이는 청주의 낙후된 체육 인프라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달 30일 찾은 청주종합운동장에서는 본부석 의자 교체 공사가 한참이었다. 선수들이 사용할 락카룸도 대한프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샤워실과 연결되는 공사가 완료됐다. 앞으로 청주종합운동장에는 내외부 도색 등 공사가 이어진다.

이 같은 공사는 내년 프로축구리그에 참가할 충북청주FC 창단을 대비해 이뤄지고 있다. 내년 K리그2에 참가할 충북청주FC는 청주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준비에도 불구하고 1979년 건립된 청주종합운동장은 프로축구 홈구장으로 사용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정도로 보강은 했지만 관중들의 편의시설은 낙제점이다. 우선 주차장이 부족하다. 청주종합운동장과 청주체육관의 주차대수는 250여대에 불과하다. 계단에 설치된 매표소에서 표를 산 관중들은 선수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운동장 반대편으로 돌아가 경기장에 입장해야 한다. 관중들이 입장하는 곳에는 매표소가 없다. 경기를 보다가 목이 마르거나 출출함을 느껴도 청주종합운동장에는 매점이 한 개도 없다. 청주FC가 경기 때마다 푸드트럭 2대를 섭외해 운영하고 있지만 보고, 먹고, 즐기는 프로스포츠 관람문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프로스포츠 유치의 이유 중 하나가 도시 마케팅인 상황에서 이 같이 열악한 청주종합운동장의 환경은 오히려 청주의 이미지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FC가 참여하고 있는 K3리그의 평균 관중은 올해 기준 307명이다. 내년에 충북청주FC가 참가할 K리그2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기준 2897명으로 10배 가량 올라간다. 최근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프로스포츠 관람인원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고, 올해 월드컵이 개최되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관중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청주FC의 올해 평균관중은 819명으로 K3리그에서 압도적 1위다. 청주FC의 마케팅 능력이 지속된다면 경기 당 3000~4000여명의 관중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언론의 노출 빈도도 지금보다 잦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열악한 스포츠 인프라는 다른 도시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대전하나시티즌이 K리그2에 잔류하게 되면 대전과 청주를 오가는 원정응원단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청주종합운동장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축구 뿐만 아니다. 역시 1979년 준공된 청주야구장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청주에 망신살을 안기고 있다. 내야 주루에 배수가 잘 되지 않아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놓은 장면이 언론에 나간 경우도 있고, 프로야구의 인기가 절정이던 2015년에는 덕아웃의 높이가 낮아 선수단의 항의가 있었다. 이를 보완할 CCTV 때문에 사인 홈쳐보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매년 경기가 열릴 때마다 중앙언론에서 열악한 시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편의시설이 열악하기는 청주종합운동장 못지 않다. 휴식공간이 비좁아 선수들은 구단버스에서 휴식하고, 관중들도 좁은 관람석과 부족한 매점으로 고생하고 있다.

청주시는 현재 내년도 프로야구 유치를 위해 한화이글스와 협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KBO의 시설기준과 한화이글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약 20억원을 투입한 시설보강 공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주시는 시설개선을 위해 청주야구장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0억 170만원, 청주종합운동장에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6억 2000만원을 사용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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