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성호텔 입구. 충청투데이 DB. 
유성호텔 입구. 충청투데이 DB. 

대전 온천관광의 상징인 유성호텔이 많은 추억을 남긴 채 어제 영업을 종료했다. 호텔 폐업 소식은 이미 1년 전 나왔지만 막상 문을 닫고 보니 아쉬움이 더 남는다. 유성호텔은 온천관광 쇠락으로 인한 경영난을 끝내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수순에 들어갔다. 1915년 호텔이 문을 열었으니 무려 109년 성상을 국민과 함께 해온 셈이다. 호텔 측은 영업종료를 앞두고 다양한 추억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마지막까지 성의를 다했다고 한다.

유성호텔의 폐업은 온천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극명히 보여준다. 190개의 객실과 연회장, 수영장, 온천탕을 갖춘 호텔에 시민들은 물론 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고 김종필 전 총리 등 거물 정치인들이 즐겨 찾았다. 한때 신혼여행지하면 유성온천이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대전 선수촌으로 지정돼 국제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1994년 온천관광특구 지정은 온천 방문객 유치에 날개를 달아줬다. 한해 1000만명이 들러 온천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하지만 관광산업의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온천관광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관광특구의 5성급 호텔이던 리베라호텔이 2017년 폐업하고, 이듬해 3성급이던 아드리아호텔이 문을 닫는 등 줄 폐업이 이어졌다. 대형 호텔의 폐업은 관광특구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상권에 적잖은 타격을 가져왔다. 행정안전부의 2022 전국 온천 현황을 보면 유성 온천지구 이용객은 2010년 252만명에서 2021년 93만여 명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관광특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유성호텔 부지에는 2028년까지 24층짜리 호텔 1동과 49층 주상복합아파트 2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9년부터 관광호텔업을 하겠다는 사업 승인 신청이 유성구에 들어와 있다고 한다. 호텔이 다시 문을 열기까지 5년간의 공백기가 있다. 유성호텔의 폐업으로 온천관광의 열기가 더 식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 관광특구의 옛 명성을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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