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관광호텔 신축 예고
지역민·관광객들 아쉬움 가득
국가 주요행사때마다 역할 수행
대통령방 ‘313호실’ 유지하기도

초창기 대전유성온천. 유성구청 제공.
초창기 대전유성온천. 유성구청 제공.
1970년대 유성호텔 현관 입구. 사진=유성구청 제공
1978년 유성호텔. 사진=유성구청 제공
1978년 유성호텔. 사진=유성구청 제공
▲ 유성호텔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09년 역사의 지역 향토 호텔이자 유성온천 터줏대감이었던 유성호텔이 31일 마지막 ‘체크아웃’을 끝으로 영업을 마친다.

기존 호텔을 허물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관광호텔 형태의 건물 신축이 예고되지만 오랜 세월 유성호텔과 함께한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아쉬움이 흘러나온다.

28일 대전 유성구와 유성호텔 등에 따르면 유성호텔은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해당 부지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새 단장에 들어간다.

기존 유성호텔 부지에는 호텔 1개 동과 주상복합 2개 동 등이 2028년 10월쯤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유성투자개발주식회사 법인이 대전시와 유성구에 각각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관광숙박업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그중 관광호텔업을 위한 관광숙박업사업계획의 경우 유성구의 승인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성구 관계자는 "관광호텔 1개 동의 객실은 213객실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자체 온천공을 이용한 대온천탕 운영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민, 관광객과 호흡해 온 유성호텔은 그야말로 대전의 역사다. 충남 공주의 갑부 김갑순이 1915년 대규모 기계식 굴착에 성공, 최초로 온천공을 발굴하며 유성온천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1918년 2월 근대식 시설과 36개 객실을 갖춘 유성호텔 구관 ‘승리관’이 충청권 최초로 개관했다.

과거 유성호텔 수영장 모습. 사진=유성호텔 제공
과거 유성호텔 수영장 모습. 사진=유성호텔 제공
유성호텔 대온천장. 사진=유성구청 제공
유성호텔 대온천장. 사진=유성구청 제공

현재의 유성호텔은 1966년 승리관 맞은편 자리에 5층 높이로 지어졌다. 유성호텔은 1979년 객실 수 확대를 위한 1차 증축 이후 1982년, 1986년, 1992년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증·개축을 해왔다. 특유의 건축미와 화려한 조경으로 오랜 시간 유성지역의 명소이자 유성온천 역사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유성호텔은 민간에서 가장 많은 자체 온천공 4개를 보유하고 있다. 1954년 9월에 인허가를 받은 유성호텔 대온천탕은 전성기에 하루 3000명의 입욕객이 찾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의 주요 행사 때마다 지역 본부 호텔의 역할을 담당해 온 유성호텔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방문도 잦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유성호텔 방문도 다수 있었다. 일명 ‘대통령방’이라고 불린 313호실은 박정희 대통령 등이 묵었고 현재까지도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유성호텔은 지난해부터 마지막 영업을 앞두고 아쉬운 마음을 담아 그동안 역사를 함께 쓴 지역민과 투숙객들을 위한 각종 즐길거리를 마련해 왔다. 지난해 호텔 직원 11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한 ‘마지막을 팔아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체크인 시 100년 전 유성온천호텔이 그려진 목욕 바가지,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슬기로운 호텔생활(유성호텔 방문 기념 학습지)’을 제공하거나 객실 냉장고마다 바나나맛 우유와 초코파이를 구비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유성호텔은 2028년 새 호텔 개장을 목표로 시대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성호텔 관계자는 "호텔이 노후화됨에 따라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 단장을 준비 중에 있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고객을 유치하고 고용창출 등을 통해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