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대형마트에서 사과 외 과일을 고르는 시민. 2024.3.13 사진=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에서 사과 외 과일을 고르는 시민. 2024.3.13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과일, 채소 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은 사과나 배 같은 과일조차 마음 놓고 사먹기 힘들다고 푸념한다. 실제 청과, 채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금사과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과일과 채소는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주요 품목이다. 물가상승의 배경에 과일, 채소 값 급등이 도사리고 있음을 부인치 못한다. 신선과실 물가가 지난달 41.2% 올랐다. 32년 만의 최고치 상승이라고 한다. 2%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는 3%대로 복귀했다.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10kg당 9만 원대를 기록했다. 배 도매가격도 15kg에 10만 원 선을 넘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 4만1060원보다 무려 123.3%나 올랐다. 배(신고·상품) 도매가격은 전날 15㎏당 10만3600원에 거래됐다. 마트에서 굵직한 사과나 배를 고르려면 개당 6000~7000원은 줘야 한다. 사과 값이 오르자 대체수요인 귤 가격이 덩달아 뛰고 있다. 대파를 비롯한 채소 값도 많이 올랐다.

그나마 정부의 할인 지원으로 상승폭이 줄었지만 한계가 있다. 정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1000억 여원의 예산을 세웠다. 과일 값 급등의 직접 원인은 수확량 감소다. 지난해 봄 이상 저온에 여름철 집중호우까지 겹쳐 큰 피해를 입었다. 정부의 할인 지원이 종료되면 사과 값은 더 오를 수 있다. 물론 참외나 토마토 등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주요 과일의 수요예측을 제대로 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사과, 배 값이 치솟자 일각에서 수입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수입 검역 문제로 쉽지가 않다고 한다. 수입 시 과수농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는 폐원 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 문제가 제기된다. 정부는 과채류 유통과정에 가격왜곡 현상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소비자들도 못난이과일을 구입하는 등 지혜로운 소비로 가계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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