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설 앞둔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가보니
가격 급등 과일가게·정육점 한산
간단한 먹거리 김·나물가게 긴 줄
미용실 머리 단장 위한 손님 북적

▲ 설을 나흘 앞둔 6일 오전 9시경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이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설을 나흘 앞둔 6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오전 9시경 시장을 찾아 둘러보니 상인들은 명절대목을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품목 취급점마다 상인들의 얼굴은 달랐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과일가게와 정육점은 발길이 한산했다. 상인들은 고물가로 인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울상이었다.

이곳에서 40여년을 장사한 어머니의 뒤를 이어 2년째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A 씨는 "설이고 추석이고 명절이 대목이라는 것도 이제는 옛 이야기"라고 푸념했다.

그는 "옛날에는 두 개 1만원했던 사과가 지금은 한 개 1만원으로 가격이 치솟았다"며 "손님들이 사과를 고르다가도 가격을 듣곤 다시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이어 "간혹 비싼 과일 가격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과일을 구매하려던 손님 B 씨는 "과일이 비싸도 너무 비싸고, 그나마 저렴한 것은 품질이 좋지 않아 큰일"이라고 했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C 씨도 얼굴이 울상이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명절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C 씨는"요즘 사람들은 명절 차례도 축소하고, 차례를 지내는 사람들도 줄었다"며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휴식을 취하는 손님이 많아져 장사가 잘 안된다"고 했다.

반면,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꽃이 폈다.

시장 내에서 구이김을 판매하는 가게 앞에는 김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한 손님은 김을 구매하기 위해 1시간 넘게 대기 중이라고 했다.

금천동에 거주하는 D 씨는 "평소에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는데 오늘은 설날 때문에 손님이 더 많다"고 말했다.

사천동에서 김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E 씨는 설날 때 차례를 안 지내는 대신, 가족과 간단하게 먹기 좋은 김을 구매하려 한다고 했다.

나물을 판매하고 있는 F 씨는 몰려드는 손님을 보며 "평소에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떡집에는 손님이 몰려 응대할 종업원조차 부족했다. 떡집 관계자 G 씨는 "요즘 떡국떡이 가장 많이 팔리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북적거린 곳은 먹거리가게뿐만이 아니었다.

시장 안에 위치한 한 미용실에는 명절을 앞두고 머리단장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미용실 안에는 손님이 마치 밀물처럼 들어와 앉을 자리조차 없었다.

10년 동안 이 미용실을 운영했다는 사장은 "평소에는 손님이 많이 없었는데 설날을 앞두고 펌이나 염색을 하려는 손님들이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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