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설 앞둔 오정동 농수산시장 가보니
이른 새벽 시간부터 중도매인·시민들로 발길 북적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경매에 곳곳서 탄식하기도
“품질 따라 차이 큰 과일값 단편적으로 보면 안돼”

6일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 경매가 한창인 모습. 사진=강승구 수습기자
6일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 경매가 한창인 모습. 사진=강승구 수습기자

[충청투데이 박현석·강승구 기자] “아무래도 설이 대목이죠.”

명절을 앞둔 6일 오전 4시 50분,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중도매인 A씨의 말이다.

이곳에선 A씨처럼 과일 경매를 위해 나선 중도매인들로 북적였다.

비가 추적하게 내리는 날이지만 과일 경매 현장 열기는 식히질 못했다.

갖가지 과일향이 가득한 경매장안에서 중도매인들은 좋은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먹어보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번 보니까 안에는 다 물렀던데", “지난 낙찰가가 얼마였지?”

경매시간이 다가오자 서로 지난 경매 결과를 복기하면서 몸풀기에 나섰다.

오전 5시가 되자 경매사는 마이크를 잡으며 경매 출발 신호를 알렸다.

이날 경매 순서는 딸기, 배, 토마토, 부유단감, 부사, 귤 등으로 이어졌다.

경매사의 경매소리가 온 경매장에 울려퍼졌고 낙찰 결과는 8초 만에 결정됐다.

경매사는 일정한 추임새를 넣어가며 과일 맛과 지난 낙찰 가격을 내세우면서 경매 열기를 키웠다.

호가가 경매시장을 메우자, 중도매인들은 낙찰된 과일을 수레에 실어 나르느라 분주했다.

경매사가 경매시장을 이끄는 사이 중도매인들은 응찰기를 남들 보이지 않게 숨기면서 그들만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얼마나 샀어, 바로 딴 거야?”, “샀어야 했는데 이번에 못 샀네”

출고된 과일을 놓쳤다는 아쉬움과 함께 비싸진 과일을 향한 탄식도 나왔다.

한껏 몸값이 오른 과일 가격이 애석한지 전광판을 바라보며 응찰기만 만지작거리는 중도매인도 있었다.

과일 도매가격은 그날 경매에 따라 달라진다.

품질, 출하량 등 여러 요소로 결정되는 가격은 날마다 달라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날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도매인 A씨는 “이번에 생산량이 줄어서 과일 가격이 올랐다”며 “과일 가격은 생산자, 생산시기, 품질 등에 따라서 달라지는 요인이 많아서 과일 가격은 단편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는 중도매인들뿐만 아니라 이른 시간부터 과일, 채소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시민 한 모(40)씨는 “아버지께 과일 선물을 드리려고 아침 일찍 시장에 왔다”며 “다른 곳보다 과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도매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강승구 수습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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