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없다…흔들리는 대전 엘리트 체육]
대전 학교 운동부 선수 지난해 1814명
초등부 선수 8년 전보다 2배 이상 줄어
운동부 운영 학교들도 감소하는 추세
그나마 있는 학생 선수들 수도권 떠나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 초등부 학생선수가 8년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체육인재 실종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학교 운동부 선수는 지난해 기준 초등 560명, 중등 671명, 고등 583명 등 총 1814명이다.

대전 학생선수는 △2015년 2907명 △2017년 2422명 △2019년 2131명 △2021년 2018명 등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특히 초등부 선수는 8년 전(2015년 1198명)과 비교할 때 무려 638명이 사라져 2배 이상(53.8%)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실상 입문 단계에서부터 운동부에 들어오는 학생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같은기간 대전 중등부와 고등부도 각각 29.6%, 37.5%씩 선수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체육인재 발굴의 어려움이 비단 초등학교 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전지역 학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대전에서 204개 학교가 운동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153개교까지 줄었다.

초중고 구분 없이 모두 운동부 운영 학교가 감소했으며, 특히 초등부는 같은기간 96개교 중 40개교가 엘리트체육을 포기했다.

2021년 이후부터는 백운초 남녀 육상부, 대전목상초 여자 축구부, 신일여자중 육상부 등 최소 3개 학교에서 운동부가 문을 닫았다.

대전 육상계 관계자는 "신일여중 육상부가 없어지면서 신일여고 육상부도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올해만 봐도 부상 중인 선수 1명만 남아 사실상 중단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전 체육계에선 이같은 학생선수 실종과 학교 운동부 폐단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흐름 속에 운동선수 육성 기피현상과 선수의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에 그칠 정도로 ‘하나 낳아 잘 기르자’는 시대에 향후 성공을 보장받기 어려운 운동에 자녀의 미래를 거는 부모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나마 있는 학생선수도 실업팀 계약, 대학 진학 등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사설 클럽과 레슨이 잘 갖춰 있는 서울로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체육계의 분위기다.

대전체육회 관계자는 "운동은 취미로 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라며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고 학생이 엘리트체육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동으로 밥벌이를 하려는 학생들도 전국 대회에 나가면 개인 레슨받는 서울 학생을 이기질 못하니 서울로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많이 감소한 상황에서 신체활동 자체를 즐기지 않는 학생들도 늘어난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소수더라도 남은 학생선수를 위해 학교 운동부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대전 운동부 운영 학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대전 운동부 운영 학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