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녹영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언제부터인가 ‘피크 코리아’(Peak Korea)라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한국경제가 정점을 찍고 지속 둔화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 자녀 세대가 우리보다 잘살 수 있을까? "그럴거야"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피크 코리아에는 여러 근거가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가 주된 원인이다. 작년 출산율은 0.73으로 예상돼 세계 최저 수준이며 지방 소멸과 국가 소멸이 우려된다. 통계청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년 뒤에는 대전 규모의 인구가 소멸하고 40년 뒤에는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이 된다.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71.1%에서 2050년 51.9%까지 감소한다.

인구 절벽의 쓰나미는 경제·사회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먼저 인력난 이슈이다. 필자가 지역기업을 방문해 보면 이구동성 호소하는 애로다. 돈은 부족하면 빌려오면 되지만 인력 부족은 어찌할 수 없어 공장 가동이 어렵다고 한다. 그나마 있는 인력조차 수도권을 선호해 지역기업은 더욱 어렵다. 올해부터는 외국인 인력 공급을 작년보다 35.7% 증가한 16만 5000명으로 확대했다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둘째, 인구 감소는 내수시장의 축소로 이어지고 기업은 매출의 감소에 직면하게 된다. 셋째, 저출산·고령화는 필연적으로 사업 구조의 변화를 초래한다. 이미 유아·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급격히 축소되고 실버산업 등이 호황을 누리는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며 특히 고령화는 세계적 추세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는 기업의 경영 전략에서 상수(常數)가 되었으며 정해진 미래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은 어디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필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최근에 등장한 생성형 AI는 소상공인·중소벤처기업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시대에 대응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 작년 9월 ‘신(新)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디지털 제조혁신기업 2만 5000개를 육성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역량별로 디지털 협업공장, 실시간 데이터 분석·제어, 로봇·자동화 등을 맞춤형 지원하고, 제조데이터 활용 생태계 조성, 기술 공급기업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둘째, 소상공인 분야에도 맞춤형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교육·컨설팅, 무인 주문·결제기·서빙 로봇 등의 도입과 온라인 채널 진출을 지원한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워드, PC, 인터넷 등의 활용이 생산성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생성형 AI 등 최신의 디지털 도구의 구축과 활용이 경쟁력의 필수요소이다. 디지털화로 무장하지 않으면, 피크 코리아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디지털 전환의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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