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없다…흔들리는 대전 엘리트 체육]
작년 소년체전 큰 활약… 지역 체육계 기대감
선수 생활 걸림돌 ‘경제적 이유’… 재정 지원 必

대전 이유미 학생선수. 이유미는 지난해 용전초 소속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포환던지기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해부턴 송촌중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용전초 제공
대전 이유미 학생선수. 이유미는 지난해 용전초 소속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포환던지기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해부턴 송촌중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용전초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역대급 초저출산에 대전 학교 운동부는 선수 수급을 위한 대안의 일환으로 다문화학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운동에 재능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선수의 꿈을 포기하는 다문화학생이 없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16일 대전 체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종목에선 대전의 다문화학생들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용전초 6학년 이유미 선수가 포환던지기 종목에서 국내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탄방초 6학년 정채윤 선수도 멀리뛰기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대전옥계초 5학년 홍윤아 선수도 100m와 200m에서 10위권 안에 들어오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올해 이유미는 송촌중, 정채윤은 구봉중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이들 학생이 대전 내 중·고등부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경화 용전초 육상부 감독은 "이유미 선수는 이미 중학부에서도 전국 세 손가락에는 들 실력"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구봉중 육상부 지도자도 정채윤 선수에 대해 "아직 1학년이지만 훈련을 계속하고 경험을 쌓으면 2학년 때부턴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다문화학생은 학령인구가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 체육의 희망으로 입지를 넓히는 분위기다. 체육계에서는 선수 수급 어려움의 원인으로 꼽는 부모의 자녀 운동선수 진로 기피 현상이 다문화가정에선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한다. 서칠만 대전육상연맹 전무는 "다문화가정에선 교사나 코치가 부모에게 자녀의 운동 잠재력을 보고 선수로의 전향을 권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편"이라며 "1가정이 다자녀이기도 하고 경제적 문제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역 체육계는 다문화학생의 선수생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기도 한다. 서 전무는 "21세기에도 운동화 한 켤레를 마음 편히 못 사는 학생선수가 있다"며 "지난해 소년체전에 출전할 선수들에게 연맹 차원에서 장학금을 주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후원금에 한계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학생선수 육성에 각 지역 교육청뿐만 아니라 관할 정부 부처도 예산을 투입해 인재 양성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관계자는 "현재 학생선수의 훈련용품, 대회출전비 등 지원은 전적으로 교육청의 몫"이라며 "과학인재 양성을 위한 별도 국가예산을 세우는 것처럼 체육인재 육성에도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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