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의 한 학교 농구장. 함성곤 수습기자. 실제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대전의 한 학교 농구장. 함성곤 수습기자. 실제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지역 엘리트 체육이 위기다.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역 엘리트 체육은 사실상 자취를 감출수도 있겠구나라는 위기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다. 소위 인기 종목 엘리트 체육은 그나마 나은편이다. 비인기 종목 엘리트 체육은 사실상 문을 닫을 정도라고 하니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대전 지역 학교 운동부 선수가 2015년 2907명 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14명으로 그동안 무려 1000여명 줄어들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엘리트 체육 입문 단계인 초등학교 운동부 학생 수가 급감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대전에는 1198명의 초등부 운동선수가 있었지만 8년만에 638명이 사라졌다. 절반이상 급감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전지역 학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5년 204개 였던 운동부가 지난해 153개교까지 줄어든 것도 놀라운데 초등부로만 한정해서 들여다 보면 2015년 96개교 였던 운동부가 8년사이 40개 학교나 운동부 운영을 포기했다.

최근 몇년새 백운초 육상부, 대전 목상초 여자 축구부, 신일 여자중 육상부가 대표적인 운동부 운영 중단 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뜩이나 대전에서 육성된 엘리트 선수가 더 낫다고 판단되는 지도를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상경한다는데 있다. 실업팀 계약, 대학 진학에 있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수도권으로 간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지역으로서는 웃픈 현실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대전만의 일은 아닐것이다.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모든 도시들이 안고 있는 엘리트 체육의 현 주소다.

스포츠에 있어 국제 경쟁력의 토대인 학교 엘리트 체육은 현재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통해 채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지역 학교 엘리트 체육이 무너진다면 대한민국 체육 발전도 장담할 수 없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정치권 모두 체육강국 대한민국을 위해 현재 무너지고 있는 학교 엘리트 체육을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근시안적 탁상행정이 아닌 저출산 위기 속에 체육강국 대한민국을 유지시킬 실질적인 복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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