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부횟수 2020년 7회→작년 4회
평균 기부금액도 59만원으로 반토막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 모금액 적어
서울본부 전입금 일부 받아 후원 진행
굿네이버스 대전세종지부도 마찬가지
기부단체 관련 불신도 기부위축 원인

▲ 7일 대전 중구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에서 열린 2024년도 적십자 희망나눔 모금 선포식에 참석한 기빙클럽 후원자가 나눔크로스에 명패를 부착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올해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지만 고물가에 경기 침체, 후원단체의 신뢰도 하락 등 시민들의 기부 참여가 여전히 저조해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혹독할 전망이다.

7일 대전시 ‘대전 사회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개인 기부 횟수는 평균 7회였으나 지난해는 단 4회에 불과했다.

기부 경험 횟수 또한 평균 10회가 채 되지 않았고 기부 금액 역시 최근 들어 현저히 줄었다.

대전지역 평균 기부 금액은 2020년 165만원이었는데 지난해 59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실제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는 배분금보다 모금액이 적어 서울본부의 전입금을 일부 받아 후원이 이뤄지는 상황이다.

해당 단체의 지난해 배분금은 약 37억원이었으나 모금액은 약 28억원으로 배분금이 모금액보다 적어 9억여 원을 중앙으로부터 전입 받아 간신히 후원이 이뤄졌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진 올해 역시 기부상황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의 정기 후원 신청자는 20명인 반면 기부 중단자는 77명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이 많지 않아 법인보단 개인 후원자가 많은 편인데 매년 개인 기부자뿐만 아니라 활동 후원자도 줄고 있다"며 "보통 후원 중단을 요청하면 기관 차원에서 일단 기부액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게끔 노력하나 성공하는 일은 10번에 한 번 꼴"이라고 한탄했다.

NGO단체인 굿네이버스 대전세종지부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부 문화도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기관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회복지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최근 환율이 안 좋아지고 주 모금국인 한국에서 기부 문화가 축소되다보니 활동 지역에 제한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 또한 기부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23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세 번째로 높은 비율(10.9%)을 차지했다.

이밖에 특정 후원단체의 사건사고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며 오랜 기간 정기후원을 이어온 기존 후원자들도 기부를 중단하고 있다.

앞서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9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대전 교사에 대해 ‘정서 학대’ 의견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기부자들이 대거 후원을 취소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이 모(48) 씨도 실제 기부 경험이 있지만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 기부를 중단한 케이스다.

그는 "이전에는 간간히 기부를 이어왔지만 한때 기부단체의 모금액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신뢰를 잃어 기관을 통한 기부는 하지 않게 됐다"며 "차라리 직접 후원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하지만 방법을 잘 몰라 그 이후로 다시 기부 해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