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한줌, 소액 모인 후원금으로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 개발… 선순환 구조 구축
전문가들 “우리나라 기부 분위기 크게 조성돼 있지 않아 제도적 뒷받침 필요”

기부. 그래픽 김연아 기자.
기부.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기부 횟수와 기부금액 모두 감소세를 걷고 있는 대전은 시민 개개인의 기부 참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다.

얼어붙은 기부문화로 지역 후원단체들은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꾸준한 정기후원으로 마음을 이어가는 기부자들이 있어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개인 기부금, 정기 후원금을 바탕으로 근근이 지원 활동을 이어가는 대전지역 복지단체 ‘햇살한줌’이 그 중 한곳이다.

이곳은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재활시설이다.

지원 프로그램 중 ‘동료 지원과 사업’은 정기 후원금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회복 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장애인을 직접 지원한다. 이처럼 한명 한명의 소액이 모인 정기후원금으로 완성도 있는 복지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이는 곧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굿네이버스 대전세종지부 역시 정기후원금으로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전문직업인 강연, 멘토링 등 ‘희망나눔학교-희망나눔꿈지원사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멘토로 참여했던 A 씨는 "나눔의 행복과 사랑의 중요성을 깨달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프로그램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사례 아동들 역시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꼽으며 큰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지원사업들은 공급자 측면에서도 큰 의미로 다가오며 꾸준한 봉사와 후원의 동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기부 문화 정착과 더불어 적극적인 정기후원 분위기 조성을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도 동반돼야 함을 강조한다.

강지영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기부분위기가 크게 조성돼있지 않아 제도적으로 이를 촉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먼저 있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소득공제, 기념품이나 배지 등 인센티브 제공이 더 활발해지면 독려도 가능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강 교수는 "적은 금액이더라도 정기적으로, 오랜 기간 기부 활동을 실천하는 건 공동체 의식 함양 뿐 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기부, 봉사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 번의 기부가 지속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 기부 문화의 축소 요인과 한계를 명확히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부자 입장에서 나는 기부를 했는데, 왜 그 금액 그대로 지원이 되지 않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공개 범위가 넓지 않고 일부 경상비용 등으로 소요되는 금액이 있다 보니 오해를 불러올 때가 있는 듯하다"며 "공신력 있는 곳의 검증을 통해 투명하게 확인시켜줌으로써 사후 관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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