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남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 부회장
초록우산 세종후원회 창립멤버로 가입
적십자사 등 여러 단체 통해 나눔 실천
어린이 잘 키워내는 것 사명이라 생각
락락 페스티벌 올해 가장 중점 두고 추진
취약계층 아동 지원… 건강한 성장 도울 것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도 집중적 진행
연간 최대 1000만원 재능계발비용 지원
어려운 상황 속 꿈 키워가는 아이들 많아
아이들 꿈 응원한다면 나라 미래 밝을 것

남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 부회장
남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 부회장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초록우산의 키다리 아저씨’, ‘나눔 가치를 알리는 기부 전도사’, ‘흙수저 출신 성공한 젊은 사업가 남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후원회 부회장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1975년생의 남 부회장은 기업인으로써 한 발 앞서 성공을 일군 인물이다. 기부인으로써는 두 발, 세 발 앞선 걸음을 걷고 있다. 그러면서도 본인 PR에는 뒷걸음치려 한다. 남 부회장은 "기부는 누군가의 뒤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회적 약자는 없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서 베품이 아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기부"라고 전했다. 겸손의 미덕이 녹아든 기부 철학이다. 남 부회장을 만나 초록우산과의 인연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김일순 세종본부장
 

남 부회장은 HLB그룹의 계열사인 ‘HLB헬스케어 사업부’ 사장직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세종시 연동면에 본사를 둔 HLB헬스케어는 ‘바이오진단’ 및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체외진단의료기기, 의약외품, 생활화학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8년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간 매출액 1500억원을 달성했다. 세종시 기업 중 ‘빅5’에 속하는 규모다.

‘오늘의 성공’ 뒤켠엔 힘겨웠던 사투가 뒤따랐다. 남 부회장은 "풍족하지 못했던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를 일찍 떠나보내고 30대 초반 바이오산업 분야로 창업을 시작한 이후, 2007년 사업실패라는 쓴 맛도 경험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좌절했던 남 부회장은 일으켜 세운 동력은 ‘가족’이었다. 남 부회장은 창업 초창기 서울의 후미진 달동네, 10평 남짓한 연립에 거주했다. 그의 곁엔 아내와 딸 아이가 늘 함께했다. 남 부회장은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가족들과 여름휴가 한 번 가본적이 없었다. 그 흔한 캠핑 한 번 가보지 못했다. 아내의 내조가 정말 컸다"고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남 부회장은 인터뷰 도중 본인 휴대폰에 담긴 아내와 딸 사진을 보이며 "와이프에게 고맙다. 딸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차례 쏟아냈다. 남 부회장은 성공한 사업가 이전에 ‘딸 바보’이자 ‘애처가’였다.

남 부회장은 2018년 8월 초록우산을 펼쳐 들었다. 그 시기는 본사를 확장하기 이전 ‘세종특별자치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됐을 때이다. 남 부회장은 기업의 성장에 발맞춰 나눔의 씨앗을 뿌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2018년 초록우산 세종후원회 창립멤버로 가입하며 초록우산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평소 적십자사 등 여러 단체를 통해 오랫동안 나눔을 하며 제 인생에 큰 의미가 생겨났다"고 전했다.

남 부회장은 "인생을 돌이켜보면,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내 인생을 걸고 만든 회사 사업을 확장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고민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던 활동이었나 고민이 든다. 나의 30대, 40대가 훌쩍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남 부회장은 2021년 7월 초록우산의 고액 후원자모임인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하면서 기업인의 사명을 새롭게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초록우산 세종후원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잘 키워내는 것이 어른이자 기업인으로 마땅히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며 실천하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2020년 할머니와 낡은 집에 살던 한 중학생이 있었다. 그해 여름 갑작스레 몰아친 태풍은 소중했던 보금자리를 빼앗아갔다. 오래된 집은 지붕이 날아갔고 가전제품은 빗물에 잠겼다.

남 부회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안타까웠다. 재단의 지원으로 지붕 공사가 진행됐다. 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세종후원회 운영위원분들이 재능기부를 해주셔서 창문이나 도배, 장판 등 개보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모두가 십시일반 손을 보탠 덕분에 겨울이 오기 전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할머니께서 감사 인사를 전해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세종후원회는 2022년 나눔음악회, 2023년에는 나눔 골프대회를 주최하면서 세종 시민들에게 ‘초록우산’을 알리고 나눔문화를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남 부회장은 초록우산 홍보대사 역할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그는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첫 번째로 ‘이홍렬의 락락 페스티벌’이다. 함께해서 즐겁고(樂) 나누어서 즐겁다(樂)는 의미를 담은 ‘이홍렬의 락락 페스티벌’은 기부와 문화공연이 함께 하는 초록우산의 나눔 콘서트"라며 "이 행사를 통해 세종시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을 지원해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이다. 초록우산 세종지역본부는 재능은 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아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꿈과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마음껏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1000만 원의 재능계발비를 지원한다. 현재 세종지역에서는 학업분야 6명, 체육분야 7명, 예술분야 6명, 자율분야 2명 총 23명의 아동이 아이리더로 임명돼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남 부회장은 "후원자 대표로 직접 아이리더 심사 과정에 참여했는데, 꿈에 대한 열정이 가득 찬 아이들의 눈동자들을 보니 저까지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가진 아이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 가지고 미약하게나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사업과 관련 "첫째, 돌봄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오히려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아동들을 지원하는 ‘가족돌봄아동 지원 사업’이 주목된다"며 "초록우산은 지난해부터 ‘돌봄약봉투’ 캠페인을 통해 전국 약 300여개소 약국에 약포지와 안내지, 포스터 등을 배포해 곳곳에 소외된 가족돌봄아동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 양육시설 아동을 위한 자립준비지원 사업"이라며 "지난해 초록우산 세종지역본부는 공모사업을 통해 보육원에서 지내는 보호대상아동들을 위해 세탁, 청소, 요리 등 일상생활기술에서부터 응급처치법, 돈 관리법, 집 계약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퇴소 후 자립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퇴소를 앞둔 아동에게는 자립캠프와 자립지원비를 지원해 사회인으로서의 첫발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셋째, 매년 연말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사업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초록우산의 대표 캠페인"이라며 "세종지역의 기업과 단체, 개인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지난해에는 세종지역의 저소득가정 아동 355명에게 미리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남 부회장은 유년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동화책 ‘키다리 아저씨’를 회상한다.

그는 "고아원(보육원)에 살고 있지만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유쾌한 소녀 ‘주디’와 주디와의 편지를 통해 한뼘 더 성장해나가는 키다리아저씨 ‘존’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어떤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아동을 위한 후원에 큰 관심을 가지고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 나눔이란 자기 자신에게 행복감을 주는 일"이라고 전했다.

남 부회장은 "저는 나눔을 통해 느끼는 이 행복감을 이웃,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초록우산 세종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나눌 수 있는 만큼 소신껏 기부하며 나눔을 통한 행복감을 모두가 느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 부회장은 "세종시 인구는 38만 명이지만 후원자 수는 900명 남짓"이라며 "지난해 세종에서 모인 후원금은 물품까지 합산하면 약 5억 9000만 원 정도이지만,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12억 원이 넘는다. 세종지역본부 직원들이 세종의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자원을 연계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종하면 많은 분이 깨끗한 도시와 높은 아파트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구도심에는 아직도 흙집에 사는 아이도 있고, 신도심 곳곳에도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사각지대 아이들이 많다"면서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도 어려운 상황 가운데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우리 어른들이 우리 지역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꿈을 응원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또한 더욱 밝을 것"이라고 후원의 손길을 독려했다.

정리=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