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업무량 증가 부서 인력 대폭 증원
특진 작년 比 2배 확대 활력 제고
대전 6개 경찰서 도심권에 위치
균질화 된 치안 정책 추진 용이
경착조직 재편, 조직 진단 통한
행정관리인력 현장 재배치 목적
우려 최소화·합리적 재편 ‘온힘’
신협강도 피의자 검거·송환 성과
신고독려 위해 집배원 등과 협약
보이스피싱 피해건수 12.9% 감소
마약범죄 근절 TF 운영…집중 단속
시민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
사명 다하고 있는 대전경찰에 감사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정용근 대전경찰청장은 지난해 말 취임 후 10여개월간 145만 대전시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완수했다. 일선 경찰들이 치안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수사부서 인력을 대폭 늘렸고, 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 대응 체계도 한층 더 고도화했다. 오는 21일 경찰의 날을 앞두고 그간 성과와 대전 치안의 특성, 최근 추진 중인 경찰 조직 재편안 등에 대한 정용근 청장의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나운규 정치행정부장]

-취임 10개월차가 됐다. 소회는.

"지난해 12월 30일 19대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하고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1987년 경찰 입직 후 주로 본청과 수도권에서 근무했고, 1997년 경감 시절 동부경찰서 방범순찰대장으로 근무했던 기억이 있다.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대전 치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돌입했다. 10여개월간 근무하며 느낀 것은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지닌 대전시민들과 치안 현장에서의 대전경찰 동료들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대전 치안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취임 당시 대전경찰이 ‘시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안전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해 시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받는 경찰’이 되자는 다짐을 145만 대전시민에게 약속했다. 처음 약속했던 그 마음 그대로 남은 기간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취임 당시 현장 중심의 치안활동을 강조했다. 성과는.

"경찰은 업무 특성상 치안 현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의 기본은 현장에서 늘 시민과 함께 하는 것이다. 최일선을 담당하는 현장 경찰관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당당히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고심했다. 취임 후 첫 인사에서 경찰 책임수사 체제 이후 업무량 증가를 호소하는 경찰서 수사부서의 인력을 대폭 증원(26명)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 지난해 대전청에서 처음 실시 후 성과를 인정받아 전국에서 시행된 ‘응급입원 지원팀’ 인력을 2명에서 4명으로 늘렸고, 운영시간 역시 24시간으로 확대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우수한 공적이 있는 구성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격려와 포상을 실시했고, 지난해보다 특진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려 현장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맞춰 구성원들의 현장 전문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최일선 치안 현장인 지구대·파출소의 현장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경찰 팀워크 경진대회 개최 △순찰팀장 중심 상시교육 활성화 등을 추진했다."

-충북경찰청장 재임 경험을 토대로 본 대전치안의 특성은.

"충북과 같은 도 단위 경찰청은 도시와 농촌이 혼재돼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대전은 도심권에 6개 모든 경찰서가 위치하고 있어 실효적이면서도 일관되고 균질화된 치안정책을 추진하기 용이하다. 또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 단체 중 대전은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범죄예방 대책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아울러 교통의 중심지라는 대전의 위상에 걸맞게 그동안 안정적으로 관리돼온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한 교통량 급증으로 증가세로 바뀌었다. 이에 대전시·도로교통공단 등 관련 기관과 협업해·교통시설 개선·교통안전 교육·홍보 강화·교통 법규위반 단속 등 적극적인 교통안전 대책을 시행 중이다."

-최근 경찰조직 재편 관련 현장경찰의 우려에 대한 생각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재편안을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이번 조직재편의 큰 방향은 범죄예방·대응 중심으로 현장인력을 재배치해 일선 치안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광역정보계 신설 등 광역화되는 범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급변하는 치안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치안인력을 운영하는 것이다. 정부의 인력 감축 기조에 따라 인력 충원 없이 조직재편을 추진하다보니 일선에서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 등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직재편은 단순히 실무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진단을 통해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는 등 행정관리인력을 감축해 현장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일선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인력 부족이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내부 의견수렴 등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계속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모든 변화와 혁신에는 필연적으로 진통과 우려가 따른다고 생각한다. 폭넓은 의견수렴과 조율을 통해 일선의 우려를 최소화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직재편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흉악범죄 근절을 위한 대전경찰의 노력은.

"대전경찰은 최근 신림역, 서현역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이상동기범죄 관련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난 8월 4일부터 2개월간 특별치안활동을 추진했다. 대형마트와 기차역, 터미널, 지하철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71곳을 선정해 일평균 43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범죄분위기를 제압하기 위한 가시적 경찰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연휴가 이어진 추석명절에도 특별치안활동을 실시해 지난해 추석명절 대비 112신고와 5대 범죄·폭력·절도 등이 대폭 감소했다. 아울러 끈질긴 추적수사와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으로 도피한 신협강도 피의자를 검거·송환했다. 범죄예방활동은 경찰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공동체 치안활동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적극적 112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집배원, 통장협의회, 경미화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대전시 등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범죄예방 기반시설예산 11억 1000만원을 확보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해결방안은.

"보이스피싱은 여전히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악성범죄로 한 번 발생하면 피해회복이 어렵다. 대전경찰은 그간 각종 보이스피싱 범죄이용 통신·금융수단에 대한 단속과 피해예방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지난달 대전지역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지난해 9월 대비 12.9%, 피해금액은 5.1% 감소했다. 금융기관 신고 등 협업으로 지난달까지 12억 4370만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금융기관과 지자체, 언론 등 다양한 기관·단체와 협력해 맞춤형 예방 홍보활동을 지속 전개하고 있고, 범행수단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전기통신금융사기 8대 범행수단’ 특별단속을 실시 중이다. 해외 총책 등 검거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 마약사범이 역대 최대치다. 대전은 어떠한가.

"익명성·비대면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이용 마약류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대전지역의 마약범죄 역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경찰은 지난 2월부터 마약범죄 근절을 위해 10개 기능이 참여하는 TF팀을 운영하며 집중 단속에 주력했다 지난달까지 총 282명을 검거해 지난해 단속 인원 207명을 훌쩍 뛰어넘은 최다 인원을 검거했다. 20대가 지난해 동기 대비 2.4배 증가했고 30대와 10대도 각각 1.4배 증가하는 등 최근 MZ세대(10대~30대)를 중심으로 마약류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체 검거인원 중 18.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단속뿐만 아니라 대전지역 중·고교생, 학교밖 청소년, 외국인 커뮤니티·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마약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마약범죄 예방·홍보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범죄 척결을 위해 고강도 단속과 예방활동을 계속해 마약범죄 없는 안전한 대전을 만들어 나가겠다."

-소통과 화합하는 대전경찰을 만들기 위한 그간의 활동은.

"대전경찰의 일원이자 청장으로서 근무해보니, 대전경찰이 어느 시·도 경찰청보다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소통과 화합을 기반으로 활력 있는 조직 문화가 정착돼 직원들 간 유대관계가 좋고, 업무 추진 시 부서 간 협조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느꼈다. 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시·도 경찰청 경찰관 직무만족도 조사에서 5년 연속 1위를 달성해 대외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대전경찰은 건강한 조직문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의 자긍심과 사기를 더욱 높여 시민들에게 양질의 치안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여러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경찰·경찰서 소통 간담회 △직장협의회·노조 워크숍 △기능별 간담회 △내부 건의사항 수렴을 위한 상설 소통창구 등 구성원 간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또 △종목별 동호회 체육대회 지원 △생일자 온라인 기프트카드 지급 △매월 베스트팀장 선발 등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시책을 통해 조직 내 활력을 제고하고 있다. 아울러 구성원별 맞춤형 교육·홍보를 통해 갑질, 성별·세대 간 인식 차이 등 조직의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 근절, 양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78주년 경찰의 날이다. 시민·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 78년간 경찰조직이 시민 곁을 지키며 성장해올 수 있었던 것은 늘 한결같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민들 덕분이다. 대전경찰은 앞으로도 시민안전 확보라는 경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모두가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우리 경찰 활동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지금처럼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대전경찰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시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지키는 고귀한 사명을 다하고 있는 모든 대전경찰 구성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치안 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당당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동료 여러분의 목소리를 진심을 담아 청취하며, 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시민이 원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치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145만 대전시민과 3600여명의 대전경찰 모두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정리=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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