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20대 이용자에 카드론 한도 수천만원
은행권, 신용도 상관없이 비상금 대출로 유인
20대 청년 1인당 평균대출 1억1000만원 넘어

거리의 대출 전단. 사진=연합뉴스.
거리의 대출 전단.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청주에 사는 직장인 A씨(26)는 취업한 지 두 달밖에 안됐는데도 신용카드 발급이 됐고, 카드론 한도도 무려 3000만원이나 설정됐다.

친구들의 권유로 카드론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 자신의 수입으로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인터넷은행 비상금대출 등으로 돌려막기를 하다 결국은 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금융권이 20대 청년층을 빚더미로 내몰며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 카드회사 등 금융권에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20대 청년층에게까지 마구잡이로 대출을 시행, 20대 청년층의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금융권에서 대출을 원하는 청년층 이용자들의 고정수입 등 안정적인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출을 쉽게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내부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통상적으로 신용거래 실적이 적은 사회초년생의 경우 신용등급이 4~7등급으로 설정된다.

중장년층의 경우 이같은 신용등급으로는 신용대출은 물론 신용카드 발급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에서 대출 상품을 내세워 청년층을 유인, 20대부터 부채 늪에 빠뜨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분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금이 587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0억원보다 무려 264%나 폭등한 규모다.

신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소액대출인 비상금 대출도 최근 4년간 연체금만 200억원을 넘어섰다.

카드회사들의 상술은 더욱 심각하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20대 청년층의 신용카드 발급 요건이 중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가 하면 평균 14%대 고이율 장기대출인 카드론 한도액을 수천만원 규모로 과도하게 설정, 카드론 사용을 유혹하고 있다.

2019년말 29조 1070억원이던 카드론 잔액은 2020년말 32조 460억원, 2021년말 33조 270억원, 지난해말 33조 6450억원, 올들어 3월말 현재 34조 1210억원으로 지속적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른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 합계는 2020년 말 4조 1025억원에서 2021년말 4조 3663억원, 지난해 말 4조 3827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융권이 20대 청년층을 빚더미로 내몰아 막대한 수익을 얻는 꼴이다.

이처럼 20대 청년층의 부채 급증으로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이 1억 1158만원에 달한다는 게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사결과다. 올들어 3월말 현재 20대 가계대출 총액은 95조 665억원으로 2년전보다 37%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증가율 1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청년층이 빚더미에 몰리지 않도록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 조건 등을 강화하는 등 금융권에 대한 제도적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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