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영환 충북지사[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환 충북지사[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환 충북지사와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등 충북 행정 수장들이 잇단 설화로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지사는 ‘친일파 자청’ 발언을 비롯해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내가 현장에 갔어도 바뀔 건 없었다", 충북도의회 대집행부질문에 대한 과정에서도 "오송 참사가 일어날 줄 하느님도 모를 것"이라는 발언 등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윤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초등교사 연수 특강 과정에서 "교사는 예비살인자"라고 말한 데 이어 최근 음성교육지원청 체육대회에서 "호상(好喪)집에 가면 울지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비판받는 이유는 자연인이 아닌, 충북 자치행정과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수장이기 때문이다.

행정가의 언어는 분명 정치가나 일반인들보다 정제되고 적확(的確)하며 명료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정치인의 언어는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동과 파격을 동원하기도 하지만, 행정가의 언어는 행정의 신뢰와 공정을 담보하는 인증 수단이 돼야 한다는 당위에서다.

수장의 말 한 마디가 그가 이끄는 행정 전체에 대한 불신과 혼란과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는 연유다.

이런 점에서 두 행정가의 발언 맥락이나 배경이 어찌됐든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 된 것만으로도 자성해야 할 일이다.

아라비아 속담에 ‘말을 할 때는 침묵보다 나은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들의 말 한 마디가 이해 당사자는 물론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는 시비(是非)의 대상이 될 바엔 차라리 침묵하길 권고한다.

김 지사와 윤 교육감 모두 잇단 구설 체득을 교훈으로 삼아 행정가의 언어에 부여된 책임과 무게를 새삼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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