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타이어 인근 상권 가보니
상인들, 연신 분진 닦아내기 바빠
"공장 직원 없으니 손님 확 줄어"
휴업 안내문 붙이고 영업 접은 곳도

14일 오전 11시 30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이 점심장사 준비를 위해 쌓인 분진을 닦아내고 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14일 오전 11시 30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이 점심장사 준비를 위해 쌓인 분진을 닦아내고 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발암물질 연기라고 해서 다들 찝찝해 하는데, 냄새는 계속 나니까 돌아다니는 사람 자체가 없어요" 14일 오전 11시 30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은 연신 분진을 닦아내며 한 테이블도 차지 않은 가게 안을 지켰다.

평소같으면 점심을 먹기 위해 손님이 하나 둘 모여들 시간이었으나 가게가 위치한 골목은 한산했다. ‘한국 타이어 화재로 쉽니다’ 휴업 안내문을 붙이고 영업을 접은 식당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 식당 주인 A씨는 화재로 매캐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 지난 13일에도 가게 문을 열었다. 식자재 값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미리 사둔 식재료들이 생각나서다.

A씨(61)씨는 "어제 하루 종일 받은 손님이 5팀뿐이었다"며 "원래는 새벽 2시까지 장사를 하지만 어제는 오후 10시 정도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불이 났을 당시에도 인근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했었는데 그때도 한참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래도 한국타이어 직원들이 있어야 이 일대 상권이 유지가 되는데 앞으로 찾는 손님이 더 없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 한 식당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일부 상인들은 한국타이어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점심장사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을 걱정했다.

인근 카페 직원 B(34)씨는 "화재 전에는 평균 20팀 정도를 받았는데 어제는 2팀을 받았다"며 "한국타이어 직원들이 점심식사 이후에 많이 찾았었는데 이분들이 없으니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녁까지 영업을 했던 곳들도 평소보다 일찍 마감을 하고 들어간 것 같다"며 "이 일대가 지금 다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는 13시간만에 큰 불길이 잡혔으나 이날도 잔불 정리 작업으로 인한 연기 발생과 분진은 여전했다.

특히 이번 화재로 타이어 21만여개가 소실되면서 검은 연기와 함께 유해물질을 포함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주변을 피하려고 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같은 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 카페를 행선지로 지정한 후 택시에 탑승하자 배차를 받은 택시기사는 "마음같아선 여기는 당분간 가고 싶지 않다"며 "타이어가 타면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도 이 근방에 콜이 들어오면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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