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 대전공장 화재 맹활약
대형 펌프차 26대 위력 갖춰
전국서 울산만 시스템 보유
대전소방당국, 도입 검토속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에서 타 지역 소유의 ‘대용량 방사포’가 맹활약하면서 충청권에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용량 방사포 활용하면 초대량 소방수를 단시간에 분사해 대형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17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대전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0시경 발생해 1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힌 대전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에 대용량방사포가 투입됐다.

대용량 방사포(대용량포 방사시스템)는 방수포·펌프·트레일러·지게차 등 총 17대의 특수 장비로 구성된 일종의 ‘소방시스템’이다.

소화수를 싣고 다니는 소방차와 달리 수중펌프를 이용해 주변의 하천이나 바닷물 등을 직접 끌어올려 화재 지점에 방사하는 게 특징이다.

시스템을 가동하면 분당 최대 7만 5000L를 약 130m 떨어진 곳까지 분사할 수 있는데, 이는 대형 펌프차 26대, 동력펌프 115대 발사량과 맞먹는다.

호수·하천·해수를 무제한으로 활용해 불을 끌 수 있는 거대한 ‘물대포’인 셈.

대용량 방사포는 이번 대전공장 화재에 투입돼 해결사 역할을 했다.

각종 소방장비를 무력화시키며 하늘로 치솟던 불길이 방사포에서 나온 대량의 소방용수에 의해 덮어 눌러지며 잦아들었다.

이에 초기진압 시간이 크게 단축됐고, 소방인력이 주불 진화·잔불 정리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소방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대용량 방사포 시스템을 보유한 곳은 전국에서 울산이 유일하다.

이번 대전공장 화재 당시에도 중앙구조본부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내 대용량 방사포 출동 지령을 내려 대전에 투입됐지만, 울산에서 대전까지 거리 때문에 화재 발생 약 5시간 후에야 출동 지령이 내려졌고, 또 출동 지령 약 4시간 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권에도 대용량 방사포를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화재에서 대용량방사포의 위력을 경험한 대전소방당국은 내부적으로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도입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은 대전보건대 재난소방·건설안전과 교수는 "대용량 방사포는 대형화재 시 소방관이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강력한 물대포를 분사해 큰 불길을 빠르게 잡아준다"며 "산업단지가 많이 분포한 충청권도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관계기관이 활용도 조사 등을 통해 국비보조 당위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화재를 진압 중인 소방대원들이 대용량 방사포를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2023.3.13 [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화재를 진압 중인 소방대원들이 대용량 방사포를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2023.3.13 [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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