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대덕특구 50주년에 찾아온 위기, 매력 잃은 정부출연연구기관
中. 근본적 원인 진단
낮은 임금… 대기업의 70~80% 수준
"연구원 보다 행정직"이라는 목소리도
처우 개선이란 근본적 문제 해결돼야

출연연 신입초임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과학자들이 연구 현장을 떠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열악한 처우'문제가 지목됐다.

공운법에 따른 자율적 연구환경 훼손, 정년 등의 문제만으로도 출연연의 매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근본적 원인은 대기업이나 학계 등에 비해 낮은 임금체계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 부터 받은 '출연연 신입초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5개 출연연(국보연 제외) 초임 평균 연봉은 2021년 알리오 공시 기준 4260만원이다.

최저 3200만원부터 최대 5300만원까지 출연연 마다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출연연 연구자들의 임금 수준은 대기업 연구소 소속 연구자들의 70~8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NST 측은 설명했다.

경력을 쌓아도 차이는 발생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선 연구 수당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억대 연봉을 받으려면 중견급(평균 10~15년 이상)의 연구자는 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이공계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의사, 또는 대기업 연구원들에 비해 초봉이나 경력 임금 등 모든 면에서 출연연은 부족한 수준을 보이고 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출연연을 둘러싼 처우 문제는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임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전체 출연연으로 확산돼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해 대전에서 열렸던 국정감사에선 출연연 신입 초봉이 정부 임금 인상률보다 낮게 오르고 있다는 문제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변재일 의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정부임금인상률이 1.9%인데 반해 25개 출연연 가운데 22곳이 이보다도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인상률이 1% 이하인 곳은 10곳, 5년째 동결 1곳, 오히려 감소한 곳도 2곳이 있다고 했다.

처우문제가 불거지자 올 들어 출연연 수장들까지 주요 경영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개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실제 이상률 항우연 원장, 방승찬 ETRI 원장 등은 "기관 차원에서 초봉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연봉에 차등을 두는 차등법 확대를 고려하겠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이에 더해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측은 일부 연구원의 경우 연구 인력이 행정직군에 비해 불균형한 임금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연구자들을 이직으로 내모는 임금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출연연의 연구자 이탈을 막기위해선 국가연구기관으로서 사명감이나 사회적 기여 등을 내세울 것이 아닌, 처우 개선이라는 근본적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현장의 목소리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이제는 우수한 인재들이 같은 과학자라도 대기업을 택하고, 또는 과학기술자 보다 의학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고착화된 상황”이라며 “현재 출연연이 겪고 있는 다양한 요인을 시급히 해결하지 않을 경우 이런 풍토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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