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관광의 효시는 영국의 토머스 쿡이 1841년 전세 기차로 단체 관광객을 태워 보낸 기록에서 비롯된다. 그 이전 관광은 주로 개인적 차원에서 성지순례나, 교회와 수도원 탐방 또는 왕이나 귀족, 관리들의 나들이가 주류를 이루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교통수단이 발달하면...
1988년 월북 작가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인들이 '해금'되었다. 이데올로기 냉전체제에서 공백으로 남아있었던 시인, 소설가, 화가, 무용가 등 다양한 장르의 인사들이 오랜 동면과 부재를 깨고 비로소 우리 문화예술사의 한 페이지로 복원되었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지용,...
또 다시 참담한 인재(人災)가 발생했다. 대학에 합격하여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학생 아홉 명이 목숨을 잃고 100명 가까이 부상당한 원시적인 사고가 또다시 반복된 것이다. 예전 서울 와우아파트 붕괴를 비롯하여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 어처구니없는 참사는 모두 사람들의 ...
‘편애하는 인간’(스티븐 아스마 지음)이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시카고 컬럼비아 대학 철학교수로 인간의 마음과 뇌기능을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아울러 불교와 유교를 비롯한 동양철학 연구에 천착하여 동·서양 인문영역을 넘나들며 ...
지난 2일 막을 내린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쏠린 우리 사회의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도 컸다. 매년 1월 하순 꽁꽁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프랑스 중서부 소도시 앙굴렘에서 며칠간 펼쳐지는 이 축제는 종전의 축제 개념을 외연, 확장시킨 혹한기 이벤트라는 특이성 못...
1899년 당시 프랑스 대통령 펠릭스 포레가 급서하였다. 이러쿵저러쿵 세간의 입방아가 끊이지 않았으나 정확한 사유가 공표되지 않은 가운데 묻혀버렸다. 1994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숨겨놓은 딸이 나타났지만 이 역시 우호적인 여론에 힘입어 별다른 ...
대학원 시절에 쓴 일기를 들춰보니 복사비용이 B4 한 장에 30원이었다. 당시 시내버스 학생요금이 30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지금 물가로 보면 복사 한 장에 1000원이 넘는 셈이다. 복사기술이 초창기였던 그 때 지금처럼 깔끔하고 선명한 해상도는커녕 습식복사 방식으로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널리 회자되는 이 시는 단 3행의 짧은 시로 알고 있는데 인터넷상의 주장에 의하면 여기에 18행이 더 이어져 ("....모두들 잠...
올해는 푸른 말(靑馬)의 해라고 합니다. 어떤 근거, 어느 출전에서 이렇듯 12간지(干支) 동물들의 속성이 정해지는지 모르겠지만 황금돼지, 백말, 흑룡 같은 인상적인 경우에 비해 '청마'라는 이미지의 강렬함은 좀 떨어지기는 합니다.말띠 해 벽두에 우리 지역 이종우 ...
내미는 팔 힘줄엔 아직도 선연한 순결/ 귀부인 향한 연모의 불길 미소년 관능인가/ 충성과 신앙 갑옷보다 단단하니/ 떠나간다 험난한 풍진(風塵)과 미답(未踏)으로/ 오늘은 어느 성채 회랑에서 꿈꿔 보려나/ 먼지와 햇살 이교도 창검 자양분 삼아/ 늠름한 청년 되어 사랑을 ...
이사를 했다. 새로 옮긴 아파트단지는 예전에 칼국수집이 몰려있던 곳을 재개발한 원도심 지역에 위치해있다. 1970년대에 멈춰선 듯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던 옛 칼국수 골목의 정취는 사라졌지만 오늘도 어디선가 칼국수의 구수한 냄새가 배어나오는 듯하다.칼국수. 대전이 내...
사흘 전 독일 니더작센 주 의회에서 대학등록금 폐지를 가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학기당 약 73만원 정도였던 등록금이 없어짐으로써 독일연방 16개 주 전체 대학 등록금이 사라지게 되었다. 부럽기 짝이 없다. 독일의 경제력과 복지수준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이런 과감한 ...
지난주 외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서점 나들이 소식과 사진을 보도했다. 우리나라 인터넷 댓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경호원도 별로 보이지 않고 두 딸을 동반한 책방 방문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중에는 미국 내에서 그다...
아직도 옥외간판을 무조건 크게, 울긋불긋한 원색으로 달아놓은 업소가 적지 않다. 국민들의 감각과 심미안, 의식이 나날이 세련되고 있는데 이런 무감각한 업주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행정기관에서 간판정화 시범거리를 지정하여 일정한 규격에 통일된 디자인으로 조성한 간판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국제적 인지도는 대체로 낮았다. 흔히 88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위상과 지명도가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올림픽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큰 것이 아니어서 우리 국민들의 올림픽 열광과 몰입은 대단히 예외적이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유럽연합(EU)이 당초 의욕과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꽤 긴 정체국면을 맞고 있다. 그간 몇 차례 회원국의 경제위기가 몰고 온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고 유럽연합의 경쟁상대로 상정한 미국의 불황 역시 반사이익을 가져오기에는 직·간접의 영향이 너무 컸다. 관...
1855년 추운 겨울날 파리 비에이유-랑테른 거리 후미진 골목에서 남루한 차림의 중년 남자가 목매어 숨져갔다. 파리 중심가지만 인적 뜸한 이 지역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어 단순한 행려자살자로 처리될 수도 있었다. 가난과 주변의 몰이해, 8번 이상 정...
고령화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예측하지 못했던 사회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테면 예전과는 판이한 노인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체념과 달관, 여유와 은둔으로 집약되던 노인들의 행동, 의식과 감정이 젊은이 못지않게 속속 분출되며 타오르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
한식 세계화 요원으로 해외공관에 파견된 인력을 대사관저 조리담당으로 일하게 했다는 보도는 이 사업의 실상과 한계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전임 대통령 부인이 앞장서 막대한 국고를 투입하여 몇 년간 떠들썩하게 벌인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의 성과는 초라하다. 외국에 국가가 투...
꽁꽁 얼어붙은 출판시장의 침체가 오래 계속되고 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건만 도서판매량은 그다지 늘지 않았다고 하는데 연중 책읽기가 생활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고 보면 불경기 첫 긴축대상이 책 구입을 비롯한 문화비 절감 탓이 아닐까. 그런 가운데서도 젊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