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대로 정치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는 우리의 19대 대선 이틀 전이었다. 앞으로 개헌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함께 5년마다 같은 해 5월 장미대선을 치를 전망이다. 그동안 실시된 12월 대선에 비하여 5월의 선거운동과 투표는 훨씬 나은듯하다. 특히 축제분위기가 살아난다. 12월 추운 날씨 속 요란했던 세밑 선거운동은 그렇지 않아도 심란한 민심을 더 어수선하고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당초 대통령 임기 7년에 중임이 가능했는데 2002년에 5년으로 바꾸었다... [충청투데이]
영화계 데뷔 60년이 된다고 하면 연령층을 적어도 70~80대쯤으로 생각한다. 웬만해서는 한 분야에 60년 현역으로 남기도 수월치 않은 일이고 더구나 대중의 기억에 남아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성기(65세). 올해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지 꼭 60년이 되었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배우로 등장한 뒤 중간에 10여년 남짓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우리 영화현장에 늘 그가 있었다. 같은 대학을 다닌 까닭에 필자는 20대 초반의 그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베트남어과에 재학 중인 ROTC후보생... [충청투데이]
전국 곳곳에 대통령 입후보자 홍보 포스터와 플래카드가 나붙으니 대선열기가 실감난다. 한참을 서서 찬찬히 들여다본다. 마흔이 넘으면 얼굴과 인상이 살아온 이력서라던데 열다섯 후보들의 지난 시절 나름 영욕에 찬 삶의 도정이 언뜻 내비치는 듯하다. 기억나는 최초의 대선 벽보는 1963년 박정희 후보와 윤보선 후보가 맞선 5대 선거였는데 인물사진의 비중이 컸고 명료한 구호를 크게 부각시키면서 약력 등은 상대적으로 작게 표시했다. 지금처럼 국민들의 정치 감각이나 정보 소통력이 높지 않았던 시절인 만큼 시각효과를 염두에 두고 자극적이고 ... [충청투데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꽃' 부분 이름 부르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학 강의에서도 전자출석 시스템이 도입되어 학생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자동으로 출결상황이 체크된다. 예전처럼 수강생 이름을 부르며 눈을 마주치곤 하던 정경은 사라져간다. 은행이나 병원, A/S센터에서는 물론 청취자 참여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번호가 자연스럽게 통용된다. 홍길동이 아니라 1234번, 8282... [충청투데이]
지난달 초 행정자치부는 전국 5만5207개(2015년 12월 기준) 공중화장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오랜만에 접하는 민생행정 소식이라 여겼는데 인터넷에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가 하면 냉소적인 댓글로 가득 찼다. 더 시급한 현안이 숱한데 무슨 탁상행정 발상이냐가 주를 이루었고 어느 업자 배를 불릴 건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도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국화장실협회가 매년 100여개 공중화장실에 표본조사를 해왔는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전수조사를 한다니 이번 기회에 화장실 수준향상, 화장실 문화의 일대 전기를 기대해... [충청투데이]
해병대 팔각모를 해군에게도 착용시킬 것을 검토 중이라 한다. 명분은 동질감 조성으로 해군과 해병간의 돈독한 관계를 증진시킨다는 설명이다. 같은 모자를 써서 우의가 깊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더 화급한 일이 많은 마당에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듯한 이런 탁상행정의 효율성은 확신하기 어렵다. 팔각모에 빨간 명찰, 이른바 세무 워커, 수웨이드 전투화는 해병대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해병의 강인한 전투력과 상호간의 끈끈한 유대감과 우정은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있고 이런 해병의 복장과 분위기에 끌려 지망하는 젊은이도 많다하니 해병제복은 군사... [충청투데이]
생산-유통-수요 구조에서 어느 부분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부작용은 심각하다. 제조업체가 독과점일 경우 수요자들이 감당할 불이익이 그렇고 수요계층이 어느 특정 집단에 쏠려 있을 때 야기되는 문제도 예삿일이 아니다. 최근 사드배치 갈등을 둘러싸고 한중간에 불거지는 냉기류는 우선 관광업계를 관통하며 첨예하게 드러났다. 중국 최대 명절인 올해 춘제 연휴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은 615만명이라고 한다. 전체인구의 0.5% 미만이지만 이들 집단이 형성하는 파급력과 부가가치는 상당하다. 해외소비액이 17조원이... [충청투데이]
외국에서 들어온 여러 생활문화 개념의 의미나 용도가 우리나라에서 바뀌어 정착된 경우가 적지 않다. 문화의 개념 자체가 본질적으로 수용하는 지역의 고유한 의식이나 풍토, 환경에 적응하는 속성이 강하다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독특한 변화나 뉘앙스의 차이는 문화사회학적으로 흥미롭다. 귀부인이나 기혼부인을 지칭하는 마담(madame)이라는 호칭은 우리 사회에서는 유흥업소 특히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을 지칭하거나 부유층 혼인을 알선하는 마담 뚜 같은 경우에 사용되었다. 존칭의 어원이 부정적인 비하의 쓰임새로 전환된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 살... [충청투데이]
빙허 현진건 선생이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를 1921년 '개벽'지에 발표한지 100년이 가까워온다. 주인공이 허구한 날 술을 마시며 느끼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과 고뇌가 일정 부분 유사하기 때문일 수 있겠다.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번민과 방황, 가정사에 대한 불만이 주인공을 술로 이끈다는 설정은 한 세기를 훌쩍 넘어 지금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손쉬운 도피 방편인 술에 대해 우리사회는 대체로 관대하였다. 요즘에는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재판형량에서도 '주취' 상태를 참작하는 등 술로 인한 일탈을 더욱 엄중히 처벌하지 못했던 ... [충청투데이]
뉴질랜드 남섬, 패키지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두어 시간 달리더니 한적한 시골마을에 멈춘다. 대기하고 있던 운전기사와 교대한 후 버스는 다시 출발한다. 그날 운행 일정이 10시간을 넘는 까닭에 운전자 휴식제를 감안하여 중간에 미리 기사를 교체한 것이었다. 대중교통이나 화물 트럭의 경우 운전자의 피로로 인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적절한 조치로 생각되었다. 장거리 버스 운전자들의 초고강도 근무일정, 시간이 곧 돈으로 직결된다는 화물트럭 기사의 살인적인 격무는 빈번히 발생하는 대형사고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건만 대책마련과 시행... [충청투데이]
대학생활이 고등학교와 다른 점의 하나로 강의와 강의 사이 비어있는 공강이라는 자투리 시간이 있다. 이 틈새시간은 자유 그리고 나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일 텐데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 시간에 신문열람대로 가서 한 시간가량 그날치 종이신문을 읽도록 권면한다. 중앙일간지와 지역신문의 톱기사, 사설, 칼럼, 해설기사를 포함하여 관심이 가는 내용을 정독하고 참고 될 만한 기사는 휴대전화로 찍어 자료로 활용하기를 당부한다. 대학 4년간 이 공강 여가시간을 신문읽기로 알뜰하게 보낸 사람들은 하릴없이 낭비한 경우에 비하여 엄청... [충청투데이]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1920년 11월 강우규 의사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형되기 전 아들 중건에게 남긴 유언이다. 왈우(曰愚) 강우규 (姜宇奎) 의사(1855~1920). 부임하는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투척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거사 16일 만에 조선인 순사 김태석에게 체포되어(김태석은 정부수립 후 경찰서장을 지냈다) 사형선고를 받고 이듬... [충청투데이]
머그컵과 텀블러, 일회용 컵 등이 확산되면서 예전처럼 커피잔에 차를 내오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예의를 갖추어야 할 자리에서도 머그컵이 사용되는 데는 번거롭고 다루기 까다로운 도구를 기피하고 실용적이고 격의 없는 분위기를 선호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격식을 갖추어야 할 자리라면 찻잔 아래 마땅히 접시를 받쳐 내와야 한다. 국가원수간이나 중요한 회담에서 머그컵을 쓰지 않는 이유가 거기 있다. 이 때 받침접시의 용도는 테이블에 차를 흘릴까 이를 방지하는 용도가 아니다. 손님이 오면 방석을 권하는데 설마 손님이 방... [충청투데이]
파스타는 면이 중요해서 면 맛으로 승부를 거는 음식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소스 양과 농도가 과다하여 면의 비중이 현저히 약화된 느낌이다. 파스타라는 말은 영어로 페이스트, 프랑스어로 빠뜨인데 국수를 포함하여 반죽으로 만든 여러 종류의 식재료를 총괄한다. 반죽의 탄력과 삶는 기술이 파스타의 핵심이고 피자의 경우 그 역시 반죽 기술이 관건으로 그 위에 얹히는 토핑은 부차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얇은 도우에 치즈와 약간의 잎사귀를 얹어 화덕구이로 반죽의 질감과 고소함을 즐겨야 하는데 그 위에 놓인 온갖 종류의 장식재료로 피자의 수준이 결... [충청투데이]
국화빵을 파는 상인이 근처에 지인의 붕어빵 노점 개업을 도와주었다. 빵틀이며 원자재 구입 경로를 알려주고 빵 굽는 노하우도 전수하고 반죽이며 팥소가 떨어지면 빌려주기도 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둘의 매출상황 추이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 경우 경쟁업체가 나타나서 소비자 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독과점의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경쟁체제의 출현은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진정한 경쟁구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만만치 않다. 경쟁업체가 나타나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강변... [충청투데이]
식후에 커피를 디저트로 알고 마신 적이 있었다. 서양정찬에서 커피와 후식은 구분되는데 치즈를 먹는 과정 역시 독립된 코스로 구별된다. 후식은 주로 단 음식으로 디저트라는 어휘의 어원처럼 '식탁을 치운다'거나 '식사를 끝낸다'라는 의미로 제공되는 입가심용 음식을 의미한다. 우리 몸은 때때로 단 것을 원한다. 생리학자들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쌓이면 달콤한 음식이 당긴다는데 단순한 식욕차원을 넘어 몸이 보내는 신호는 인체의 특정현상을 알려주는 시그널로 의미가 있는 만큼 이런 징조는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닐듯하다. 이즈음 지속되는 정국... [충청투데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으로 계란 값이 치솟고 있다. 여느 때 같았으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할 일상식품의 품귀현상 앞에서 우리 사회 농축산물 생산-유통-소비구조의 허점이 드러난다. 계란이 반드시 필요한 일부 품목 외에는 한동안 계란을 먹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음에도 불거지는 이런 혼란 앞에서 생각을 넓혀보면 이른바 '식량안보'라는 막연한 개념이 구체성을 띠고 다가온다. 정부는 쌀 1㎏을 1400원대에 사서 208원에 파는 헐값떨이를 한다. 창고에 비축된 쌀이 170만t이라는데 5t 트럭으로 34만대, 트럭 한대 길이를 ... [충청투데이]
정유(丁酉)년 닭의 해가 밝았다. 12간지에 속한 열두 동물 모두 나름의 개성과 상징성, 인간과의 다양한 관계 등에서 변별력이 돋보이고 있다. 가상의 동물인 용과 자주 접하기 어려운 호랑이, 원숭이 등을 제외하고 뱀, 쥐 같은 혐오동물을 빼놓고는 모두 일상에서 친근하거나 사육하는 가축이므로 접근성은 더욱 밀접해진다.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의 힘찬 기개로 올 한해 그간의 혼돈을 딛고 더불어 행복한 사회로 순조롭게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닭띠 해를 맞이했으나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지속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하여 희생된... [충청투데이]
올 후반기 이후 정치스캔들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제쯤 되어야 의혹이 규명되고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질지 알 수 없으나 소모적이고 시대역행적인 사안임은 분명하다. 알게 모르게 누적된 적폐를 일소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정이라지만 치러야 할 댓가, 이 와중에서 잊혀진 현안이 너무 많다. 정치혐오와 정치인 폄하, 다른 사회발전 추세를 따르지 못하는 정치문화의 후진성은 아쉽게도 20대 국회 들어 더욱 확대재생산되는 추세인데 19대 국회가 보여준 지리멸렬에 실망한 국민들은 혹시나 하고 20대 국회를 기대했다. 적지 않은 인원이 물갈... [충청투데이]
일본에서는 노인 기준을 지금의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65세 이상 일본노인은 전체 국민 네 명중 한 명꼴인데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지금은 노인비율이 낮지만 고령화 추세가 훨씬 가팔라 10년 뒤에는 65세 이상이 1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우리도 노인기준을 올려 국가 재정지출을 줄이는 고육책을 선택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고조와 의학발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므로 노인연령을 높여도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요즘 65세를 노인이라고 부...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