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지난해 봄, 우리나라는 역대급 이상기온에 시달렸다. 지난해 3월 평균 기온은 9.4도로 평년보다 3.3도나 높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봄이었다.

자연스레 시민들의 시선은 벚꽃이 언제 필지로 향했다. 예년보다 빠른 개화로 벚꽃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4년 만의 대면 축제로 개최되는 축제 준비에 열정을 쏟은 필자와 직원들의 속은 타들어 갔다. 그러나 결국 꽃이 일찍 피고 지는 바람에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홍보팀 직원의 재치로 만들어 낸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문구가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힘을 얻은 직원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 비록 벚꽃은 없었지만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계속되면서 혹시 올해도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될까 걱정이 컸기에, 축제의 이름을 벚꽃을 뺀 봄꽃축제로 바꿀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대청호 벚꽃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지난해 이색적인 홍보로 큰 성과를 거둔만큼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바꾸지 않았다.

그래도 직원들은 걱정이 됐는지 자발적으로 최근 흥행 중인 영화 ‘파묘’를 패러디해 대청호에서 춤을 추고 북을 치며 축제 기간에 벚꽃이 만개하기를 바라는 영상을 찍어 축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직원들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한 날씨 전문 민간업체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대전의 벚꽃 개화시기는 오는 30일이라고 한다. 올해 대청호 벚꽃축제 기간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이니 올해는 ‘벚꽃 있는 벚꽃축제’가 될 것이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대청호 벚꽃축제는 ‘도심 속 힐링, 자연 속 우리’를 주제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대청호와 26.6㎞에 달하는 아름다운 벚꽃길에서 친환경 생태축제로 개최된다. 푸른 호수와 핑크빛 벚꽃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 뿐만 아니라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돼 있다. 3일 동안 이어지는 축제 기간에는 울랄라세션 등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수준 높고 다채로운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또 가요제와 K-Pop 댄스 경연대회, 어린이 뮤지컬, 동구 주민들이 펼치는 문화예술공연 등 연인부터 가족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펼쳐지고 벚꽃을 테마로 하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친환경 탄소중립 프로그램까지 알차게 구성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축제의 포문을 여는 대청호 벚꽃축제부터 중앙시장 야시장, 문화유산 야행, 대청호 장미전시회, 인쇄UP 아트페스티벌, 대전 동구동락 축제까지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이 한창 준비 중이다.

중부권 대표 축제도시로의 발돋움을 위해 축제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올해 많은 사람들이 벚꽃과 함께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순간을 여행으로 만드는 대청호 벚꽃축제에서 아름다운 호수와 벚꽃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시기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