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80% 수도권대 출신… 재학생 40% 고소득
“다양한 배경 인재 양성 등 도입 취지 퇴색” 지적
사법부 내 지역 법조인 줄며 지역 양극화 조짐도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사진=연합뉴스 제공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남대와 충북대 등 충청권 대학의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입생 중 80% 이상이 수도권 대학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로스쿨 재학생 중 40% 이상은 고소득층으로 확인돼 다양한 사회적 배경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던 로스쿨의 도입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강득구 국회의원(안양 만안)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남대와 충북대 로스쿨의 신입생 중 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은 각각 83.18%, 86.6%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수도권 대학 출신의 신입생 평균치는 충남대가 78.8%, 충북대는 90.1%에 이른다.

전국적으로는 로스쿨이 설치된 25개교의 최근 5년간 신입생 중 88.4%가 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확인됐다.

출신 고등학교부터 수도권인 경우도 상당했다.

충남대를 기준으로 로스쿨 신입생 중 수도권 고교 출신은 2019~2020년 40%대에서 2021년 50%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51.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10% 가량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출신이다.

이러한 실태를 두고 강 의원은 강남 출신의 의대 점령이 로스쿨에 대해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서동용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로스쿨 재학생 소득분위 현황에선 전체 로스쿨 재학생 중 44%가 고소득층인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사실상 고소득층이면서 수도권 대학 출신이 로스쿨 학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사법부 내에서 지역 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줄며 지역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올해 신규 임용된 판사 121명 중 92명, 76.03%(이탄희 의원실)가 서울 출신으로 집계됐으며 2012년(43.9%)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학가에서는 법조계 내에서 수도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도 더욱 늘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인재전형에 따라 지역 학생을 일부 선발하고 있기도 하지만 수도권 출신 학생의 합격률이 더 높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며 “다만 로스쿨의 도입 취지와도 다소 어긋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개선을 위해선 여러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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