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불법주차
기존 주차장 폐쇄…단속으로도 무리
운전자 "잘못 알지만 달리 방법 없어"
썬팅 대기 무번호판 차량도 수십 대

▲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도로에 늘어선 불법 주차 차량들.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도로가 불법주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화이글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펼쳐진 지난 7일 밤 대전 중구 부사동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주변 인도에는 차량들이 일렬로 주차돼 있었다.

문창네거리부터 시작된 불법주차 행렬은 야구장 정문까지 150m가량 이어졌다. 주차 금지 표지판이 있었지만 운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차를 대놨다.

인도 위 차량이 보행자 사이를 가로지르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수차례 목격됐다.

불법주차 운전자 다수는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왔다가 주차 장소를 찾지 못해 인도에 주차했다는 변명을 늘어놨다.

이날 이글스파크 주변 인도에 불법주차한 운전자 A씨는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 찼고 차도에도 주차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인도에 주차했다"면서 "이곳에 주차하는 게 잘못인 걸 알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야구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일시에 경기장에서 나온 인파와 인도에서 차도로 진입하려는 불법주차 차량이 뒤섞이면서 난장판이 됐다. 7월부터 6대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에 인도가 포함됐지만 여전히 만연한 불법주차에 인근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근 주민 김모(51·부사동) 씨는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도로고 인도고 죄다 불법주차 천지"라면서 "구청에 민원 넣는다고 고쳐질 것도 아니라 이젠 그러려니 하고 산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충무자동차특화거리인 이곳에는 번호판이 부착돼 있지 않은 차량들도 십수 대 주차돼 있었다. 갓 출고돼 자동차 관련 업체에서 틴팅(썬팅) 작업 등을 앞둔 차들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임시번호판을 단 신차가 업체에 들어오면 작업 전 번호판을 뗀 뒤 대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위 불법 주정차량을 발견하면 누구나 사진을 찍어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지만 이러한 차량들은 번호판이 없어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안전신문고에 신고가 접수되면 구청의 현장 단속 없이도 불법 주정차량에 4만~12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할 구청은 주차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구 관계자는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새로 짓는 과정에서 기존 주차장이 폐쇄됐기 때문에 야구 경기 날 불법주차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며 "주차 단속반을 동원해 불법주차를 단속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시번호판이라도 달고 있으면 차적 조회를 할 수 있지만 번호판이 없다면 단속할 근거가 없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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