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산사태 88% 충남서 발생
충남·북서 3명 사망 등 인명피해도
전국 산사태 경보 심각…주의 필요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집중호우로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신고된 산사태 절반 이상이 충남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산사태 신고 195건 중 172건(88.2%)이 충남에서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의 산사태 빈도는 올해 1월부터 이달(17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산사태(325건)의 52.9%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경북은 올해 들어 133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전북과 충북은 각각 11건, 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로 이어진 산사태 사고는 총 8건이다.

9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에 충북·충남에선 지금까지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 14일 오후 4시 2분경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충남 논산의 한 납골당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매몰됐다. 이들은 1시간 30여분 만에 구조됐지만 이 가운데 2명은 숨지고, 2명은 다쳤다.

며칠째 계속되는 비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내려진 가운데 18일 기준 공주와 부여 등 전국 4기 시·군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앞으로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급히 관련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산림청은 18일 지질과 같은 자연 요인, 생활권 등 사회요인과 함께 실시간 강우량을 반영한 토양 함수량을 토대로 과학적인 산사태 예보·경보체계를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 발령 등 위급한 상황에서 산림청장이 주민을 강제로 대피시킬 수 있도록 ‘주민 강제대피명령’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산사태로 인해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 대상은 기존 1등급 위주에서 1~5등급 전체로 확대한다.

앞서 이번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일어난 충남 논산과 경북 예천의 사고 지역 모두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산사태 취약지역은 2만 7400곳이며, 충청권에서는 4186곳이 지정돼 있다.

산림청은 또 주택·도로·과수원 등 산사태 취약지역 외 산지가 다른 용도로 개발된 곳의 정보를 다른 정부 부처와 공유하는 등 산사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기존 산사태 방지대책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호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예보·경보체계를 마련하고 산사태 취약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 산사태.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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