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50주년 기념] 출연연 수장을 만나다 2
[인터뷰] 강병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공공연구성과 사업화·기술창업지원
연구개발특구 혁신생태계 조성 앞장
약 9573여개 기관에서 29만명 근무
급변하는 환경 대응… 미래 50년 준비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선도
지역 현안해결 위한 R&D기획 추진
올해 1800억 규모 정부출연 사업 계획
노하우, 지역과 적극적으로 공유 예정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은 특구 내 산·학·연의 연구개발 촉진은 물론 출연연과 대학, 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혁신 주체들이 협업·소통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기술사업화 및 창업 등을 지원해 기술혁신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는 특구재단의 강병삼 이사장을 만나 기관의 역사와 성과, 현안, 역점 사업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소개하자면.

"특구재단은 2005년 연구개발특구 육성을 위한 사업화의 효율적 추진을 목적으로 출범한 이후, 18여년 간 공공연구성과의 사업화와 기술창업지원을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과 연구개발특구의 혁신생태계 조성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대학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창업과 성장, 재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게 하고, 과학기술현장에서 과학기술인과 함께 고민하며 함께 혁신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는 1973년, 대덕연구단지로부터 시작됐는데, 2005년 과학단지에서 연구성과가 지역과 기업으로 이전되는 혁신클러스터,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전환했고 광주, 대구, 부산, 전북까지 총 5개 연구개발특구로 확대됐다. 연구개발특구의 새로운 모델인 14개 강소연구개발특구 추가 지정으로 이제 그 거점을 전국으로 확장시키며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로 발돋움 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개발특구에는 2021년 기준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 9573여개 기관에서 29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구비 12.8조원, 국내 및 해외 특허등록 17만건, 연간 기술이전 5925건 등을 보유하고 있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과학기술 성장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올해 대덕특구 50주년을 맞았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인생(人生)의 50세는 지력은 최고조이고 체력이 뒷받침되며, 경험과 지혜가 쌓여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나이다. 50세를 맞이한 인간은 노화에 인생이 침몰하지 않도록 황혼기를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들며, 자신의 주변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은 인생의 50세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시스템은 발전하며, 구성원은 계속 새롭게 교체되기 때문이다. 지난 50년의 삶을 반추하고 자랑스러운 일, 아쉬운 일을 회고하고 점검하면서 성숙해지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대덕특구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꾸려나갈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유지할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롭게 할 일은 무엇인지를 더 역동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50년 전 보다 요구수준은 높아졌고 상황은 복잡하고, 이해당사자가 많으며 일하는 방식도 변했다. 50년 전 헐벗고 굶주리던 시대의 정부 수반이 앞으로의 국가 과학기술의 방향을 결정한 탁월함을 되살려 이 시대의 요구와 전문가의 혜안으로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것이 50주년의 의미라 볼 수 있다.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간의 성과를 반추해 그 동안 구성원의 노력과 결실을 대국민에 홍보할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내·외부환경에 대응해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대덕특구의 역할을 확대·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과학기술계 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이슈는.

"그 동안 대덕특구는 국가 과학기술의 허브로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만들어내고, 그 성과를 사업화해 새로운 신산업을 창출하면서 국가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CDMA, 한국형 원전과 같이 파급효과가 큰 대형 R&D 성과의 부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유니콘 기업의 부재, 국내 최고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있음에도 과학기술 분야의 젊은 인재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현실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이에 대덕특구 50주년을 계기로,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해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대덕특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본다. 먼저 과학기술 패권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그 동안 축적된 혁신역량과 우수성과를 활용해 초격차 전략기술을 확보하는 주역이 돼야할 것이다. 이어 대덕특구의 향후 50년은 국가 R&D 중심지 역할을 넘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국가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는 거점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를 희망하는 MZ 과학자와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을 희망하는 MZ 창업가들이 대덕으로 모일 수 있도록, 연구하기 좋은·창업하기 좋은 공간으로 재창조 돼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사항들을 고려, 각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대덕특구의 역할을 확대·개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향후 50년의 미래 국가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그동안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성과를 소개 하자면.

"2005년 연구개발특구 지정 이래 코스닥 등록기업 124개 포함 특구기업 9264개, 과학기술기반 일자리 29만 95개 등 지역경제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과학기술기반 지역의 자족적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해 2019년 경기안산을 시작으로 2022년 강원춘천까지 총 14개의 강소특구가 지정, 거점 기술핵심기관을 중심으로 강소형 기술창업 및 지역 특성화 육성의 핵심역할을 수행 중에 있다. 또 지역의 현안해결 및 미래성장을 위한 R&D기획 추진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주체 연계 및 협력, 공공인프라 확산으로 균형발전 기여하기 위한 R&D 혁신밸리 운영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 큰 성과를 보자면 특구재단은 2022년 특구육성사업을 통해 신규 연구소기업 236개 설립, 기술이전·출자 251건, 창업 253건, 투자연계 191억원 등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었다. 특히 국내 창업기업 5년차 생존율이 평균 29.2%인 반면 연구소기업은 73.8%로 2.5배 이상 높아 기술 스타트업을 통한 지역경제 혁신에 기여중에 있다."

-올해 또는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특구육성사업(1283억원), 지역혁신지원사업(238억원), 과학벨트지원사업(109억원)등 총 1800억원 규모 정부출연 사업을 전담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대덕특구 50주년을 맞이해 특구육성사업을 통해 대덕의 노하우를 지역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기술로 지역혁신을 실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우선 국가전략기술과 특구별 특화산업의 전후방 밸류체인을 연계하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대구특구 미래자동차부품과 울산 2차전지 소재, 진주 첨단소재, 천안.아산 시험인증의 지역특화 밸류체인을 연결, 미래모빌리티 전략기술을 실현해 내겠다. 이와함께 기술이 강한 창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에 강한 사업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 특화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대덕의 50년 노하우를 공유하는 현장 네트워크를 확대해 특구 간 혁신자원을 적극 연결할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연구개발특구 지역혁신펀드(606억원 규모)도 결성 완료했고, 이달부터 지역의 잠재력 높은 혁신기업을 찾아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마지막 전하고 싶은 말은.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디지털 혁신 및 친환경·저탄소 등 신산업 분야 기술 이전·사업화를 촉진하고 통계 DB, 기술 및 사업화 수요 DB 등의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특구 공공데이트 수집·관리·활용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기술을 발굴하고 사업화 지원을 강화하며,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등 체질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는 지역인재를 활용한 기술혁신형 창업 붐을 조성하기 위해 특구형 혁신 창업기업(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겠다. 셋째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정책 기조에 적극 참여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데 힘 쓸 것이다. 특구육성사업을 통해 특구형 과학기술기반 민간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고, ESG 경영시스템을 확립하는 등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특구가 과학과 문화, 연구자와 청년이 융합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특구가 젊은 과학자와 트렌드 세터들의 공유의 장으로 활용돼 특구 구성원들이 활발히 교류한다면, 거기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지식이 특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특구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생명과학, 화학,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접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열린 혁신과 융합 문화가 정착된다면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정리=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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