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잃은 유성온천관광특구. 대전 문화축 흔들린다]
5 현실 반영 못한 ‘온천지구 관광거점 조성사업’
복합체험형 힐링·공간 계획
체험관 주차장 면적 제일 커
상업시설 편의공간 전락 우려
업계 "차라리 세제 지원을…"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 맞은편에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서유빈 기자
대전 유성구 옛 호텔 리베라 부지 맞은편에 오피스텔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유성온천관광특구를 되살리기 위한 ‘온천지구 관광거점 조성사업’이 스러져가는 온천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천탕을 갖춘 시설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채 줄폐업 하고 있어 피부에 와닿는 지원이 절실한데, 정작 사업은 온천 체험관과 주차장 설치 등에 치중 돼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유성구청에 따르면 현재 유성구 봉명동 일원(유성온천지구)을 대상으로 ‘국제(유성) 온천지구 관광거점 조성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로 선정됐으며 총 260억원(국비 90억원, 시비 45억원, 구비 125억원(주차장 적립기금 포함) 규모로 진행된다.

관광거점 시설을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유성온천지구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유성구가 마련한 국제온천지구 관광거점 조성사업 기본계획안을 살펴보면, 유성온천수를 활용한 복합체험형 힐링·공간 조성이 큰 골자다. 일종의 온천 체험관을 만들겠다는 건데, 지역 온천업계는 나날이 특구 내 온천시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허울뿐인 사업 내용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청 제공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청 제공

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 "홍보관과 온천수 체험 시설이 없어 온천특구가 죽은 것이 아니다"라며 "인근 온천탕이 줄줄이 영업을 멈추면서 오히려 손님들이 다른 지역 온천을 찾아간다. 온천 몇 개 남아 있다고 온천특구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온천탕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제 지원 혜택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체험관 조성 계획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주차장의 경우 온천특구를 되살리기보다 인근 상업시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온천지구 관광거점 사업 기본계획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문체부도 시설보다 콘텐츠를 강화하라는 의견을 관할 자치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구 관계자는 "온천지구 내 호텔마다 특화 객실을 설치하는 시설 개보수 지원을 고려했었지만, 리모델링 기간 동안 휴업이 불가피해 호텔업계에서 원하지 않았다"며 "사업 내용 중 온천지구 내 숙박시설에서 머무는 체류형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내용이 용역에 포함돼 있다. 현재 문체부와 기본계획안에 대해 협의 중이고 이달 말 용역이 끝나면 세부 내용이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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