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역사 갖고 있지만
숙박업소 몇년 새 문 닫아
리베라·아드리아 폐업 이어
JH 레전드 호텔 임시 휴업
주거시설 들어서 특구 변질
유성호텔 소유권 이전 등 기로
온천업계 "지자체 관심 미비"
숙박시설 생존 위한 지원 필요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청 제공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구청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30년 가까운 역사의 ‘유성온천 관광특구’에서 온천탕 불빛이 꺼지고 있다.

유성관광특구의 핵심인 온천시설을 갖춘 숙박업소들이 수익난으로 연이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온천 중심 특구’로의 회생을 위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1994년 8월 지정된 유성관광특구는 예로부터 온천과 관광 자원이 풍부해 남녀노소 즐겨 찾는 관광지로 명성이 났다.

특히 풍부하고 질 좋은 온천 수는 지역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유성하면 온천’ 공식을 정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성온천 관광특구 내 숙박업소들이 몇 년 사이 줄폐업하면서 특구 일대가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앞서 2018년 대전 호텔업계의 터줏대감이던 호텔 리베라와 아드리아 호텔이 폐업 수순을 밟았다.

이후 유성관광특구 내 JH 레전드호텔도 지난해 5월경부터 온천탕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호텔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온천업 특성상 타업종보다 유지·보수 비용부담이 크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국내 관광이 초토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호텔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부분 주상복합 아파트나 주거형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 유성관광특구가 주거특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유성관광특구에 남아 있는 온천탕도 위태롭긴 마찬가지.

인근 호텔인터시티는 적자 수익이 계속되자 올해 3월 온천탕 문을 닫았다.

107년 역사를 가진 유성호텔은 간신히 유성온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담보신탁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향후 호텔 운영 방향을 두고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온천을 중심으로 한 관광특구에서 정작 온천이 지속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DCC대전컨벤션센터 부근 고급 호텔들이 새롭게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유성관광특구의 위상이 더욱 흔들리고 있는 실정.

지역 온천업계에서는 흔들리는 목욕·온천업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관심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진국 대전목욕협회 부회장(유성경하온천호텔 대표)은 "대전엑스포 당시에는 지역 내 목욕 업장이 500여 개에 달했는데 현재 82개가 남았다"며 "유성관광특구 내 온천 수도 많이 줄어든 상황에 여러 타 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하수도료 인하를 대전시에 두 번 요청했지만 거절 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유성관광특구 내 숙박시설의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영우 유성관광진흥협의회 사무국장은 "온천업이 사양산업으로 가고 있고 호텔업도 코로나 사태 전에 겨우 명맥을 유지했는데 지난 3년 간 계속 적자를 봤다"며 "기존 호텔을 리모델링 하려고 해도 고질적인 수익난과 고금리 탓에 하기 어려울 정도다. 대전시와 유성구에서 융자 지원 등을 통해 관광특구 내 호텔들이 먹고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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