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즌2'를 맞는 것인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이었고 한승수 총리 역시 재정경제원 장관이었다. 환율 급등, 주가 폭락, 금리 인상도 판박이다. 97년 11월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언론은 한국의 위기는 파국 직전의 위기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심지어 한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것이며 군부가 경제상황에 불만을 느껴 쿠데
▶지금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있다. 그것은 38선 이념분단이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분열 짓는 남북의 분단이다. 대한민국의 인구는 대략 4900만 명 정도. 이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인구는 2400만 명으로 48.6%를 차지하고 면적은 전 국토의 11.8%를 차지한다. 충청권 인구를 다 합쳐도 수도권 대도시 몇 개 정도 밖에
▶중국 요리의 뼈대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이다. 먹는 것과 질병치료를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것. 그들은 혀를 위한 요리를 추구하며 겉치레보다 맛을 중시한다. 그들은 아침에는 소식, 점심에는 배불리, 저녁에는 좋은 음식을 즐겨먹는다. 주빈을 상좌에 앉혀 최고의 음식으로 극진히 대접하는 것도 중요한 예법이다. 그들의 요리는 세계 4대 진미로 맛과 영양이 좋
▶시인 천상병은 밥보다 막걸리를 더 사랑했다. 그는 '걸레스님' 중광, '춘천 거지' 이외수와 함께 3대 기인(奇人)에 속한다. 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그는 옥살이를 하면서 극심한 고문 후유증으로 기인에서 '폐인'으로 타이틀을 바꿔단다. 동백림 사건은 베를린 유학생들이 동베를린에 구경삼아 소풍을 갔는데 '간첩'으로 몰린 희대의 사건이다.
▶핫바지는 솜을 두어 지은 바지를 뜻하는데, 시골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쓰이기도 한다. JP는 95년 2월 민자당 총재였던 YS와 결별하고 민자당을 탈당했다. 3당 합당 이후 5년 만에 갈라선 것이다. JP는 '노병(老兵)에게도 애국의 권리는 있다'며 자민련을 창당했고 6·27 지방선거에서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돌풍
▶얼마 전 '섬진강 시인' 김용택(60) 교사는 마지막 수업을 했다. 38년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자리였다. 전북 임실 덕치초등학교 교사인 그는 임실서 나고 자라 모교의 선생님이 됐다. 제자들의 아버지도 그의 손에서 'ㄱㄴㄷㄹ'을 배웠다. 그가 입학할 때 심어놓은 어린 살구나무는 이젠 어른이 돼 울울창창한 가지를 뻗고 있다. 그는 고향사랑을 시로, 몸
▶말 잘하는 정치인 하면 DJ와 YS가 최고로 꼽힌다. DJ는 당 대변인을 세 번, YS는 두 번을 했다. DJ는 설명조로 느릿느릿 말하지만 잘 갖춰진 논리 속에 해학과 풍자를 섞는다. YS는 그냥 툭 던지는 듯한 어법을 쓰는 데 눌변이지만 메시지 전달력은 더 좋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일본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등이 그의 작품이다.
▶올림픽으로 제2부흥기를 연 중국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 쪽에선 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휘날리고 한 쪽에선 피눈물을 흘린다. 지방정부들은 자금 확보책의 하나로 농민들의 피를 사들여 백신제조용으로 되팔고 있다. 마을마다 매혈소(賣血所)를 세우고 고혈팔이에 나선 것은 지방세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한 달 내내 피터지게 버는 돈보
▶중국인 탕나(唐娜)는 제2의 조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동메달을 땄다. 그녀의 한국이름은 당예서(唐汭序·사진)다. 중국 지린성 창춘 출신인 그녀는 2001년 대한항공의 훈련 파트너로 한국 땅을 밟았다. 6살 때부터 탁구를 시작한 그녀는 94년부터 98년까지 탁구여왕 왕난, 세계랭킹 1위 장이닝 등과 함께 중국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아시아의 마린보이서 세계의 골든보이로 금물살을 헤친 박태환. 대한민국은 그의 역영으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전국체전 충남 연고팀인 단국대 소속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수영부문 금메달을 땄다. 그는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하며 화장실에서 눈물 쏟던 홍안의 미소년(美少年)이다. 소년서 청년이 된 그는 하루 1만 500
▶올림픽(Olympic)은 칵테일 이름이기도 하다.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제2회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오렌지 주스처럼 달콤하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13개국 311명이 참가해 '유럽운동회'처럼 시작된 올림픽. 8일이면 베이징에서 205개국 1만 500여 명이 참가하는 대회가 열린다. 베이징 올림픽은 숫자 '8'로부터 시작한
▶옛 대통령들의 별장인 청남대는 충북 청원군 문의면 대청호반에 있다. 초기엔 영춘재(迎春齋)라 불렸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청남대는 지난 20년간 5명의 대통령들이 휴식을 취하며 국정을 구상하던 곳이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경관에 반해 83년도에 만들었다. 이후 대통령들은 여름휴가와 명절휴가 등 매년 4&s
▶우리는 얼마나 잘 사는가. 아니, 얼마나 재밌게 사는가.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 포시(47)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는 어린 세 자녀를 둔 아버지다. 말기 췌장암으로 시한부인생인 그는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눈을 마주치는 매 순간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숨겼다. 어느 날 포시 교수는 식료품 상점에서 직접 계산을 하다가 1
▶일본의 만행이 또 도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중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내용을 명기하기로 했다. 그들의 꼼수는 뻔하다. 일본인 대다수가 외면하는 독도를 국제분쟁화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승산 있는 게임'을 하겠다는 것. 이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잔머리도 거들고 있다. 일본은 조선의 국권을 빼앗은 뒤 1905년 시마네현 고시를
▶우리가 서재필을 기억하는 것은 그가 독립협회를 만들고 독립신문을 창간했다는 사실 정도다. 그 뒤에 숨겨진 가슴 아픈 얘기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는 13세 때 장원급제한 수재였지만 개화파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쓰라린 역정을 살게 된다. 척화(斥和)의 시대에 개화를 외쳤으니 구한말 정부의 미움을 살 수밖에 없었다. 역적으로 몰린 그는 일본을 거쳐 미국으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한 달 전에 시작됐지만 국회엔 '의원님'이 없다. 의장단도 구성하지 못한 채 '집밖'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식물국회, 공전국회를 거듭한 '지병'이 이번에도 도졌다. 무조건 국회로 돌아오라며 윽박지르는 여당이나 뒤늦게 거리로 나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며 고함지르는 야당이나 오십 보 백 보다. 그런 국회가
▶명상 공동체 활동으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은 분노와 스트레스 해소에 걷기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스 소요학파는 광장을 거닐며 철학을 논했고, 프랑스 사상가 루소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긴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며 걷기예찬론을 펼쳤다. 동의보감엔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이 낫고 좋은 음식보다 걷기가 낫다고 했다. 걷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이 핀란드인의 국민성이다. 900여 년간 스웨덴·러시아의 통치를 번갈아 받은 그들이지만 '신뢰받는 소통의 정치'로 선진국이 됐다. 어느 핀란드인은 1마르카(핀란드의 옛 화폐단위로 약 175원)를 갚기 위해 눈으로 뒤덮인 산길을 5㎞나 걸어간 일도 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빌려준 이에 대한 신용을 생각한 것이다. 그
▶광주는 365일 시리다. 벌써 28년이 흘렀지만 빛고을은 상처와 분노로 절룩거린다. 1980년 오월과 유월. 아스팔트 몸뚱이를 난도하던 탱크소리,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피맺힌 절규, 그리고 '설마'했던 총소리가 났다. 7공수여단의 33대대와 35대대는 '화려한 휴가'라는 암호명에 따라 시위대를 곤봉과 대검으로 살상했다. 그들은 '깃발'처럼 쓰러졌
▶아, 백일몽(白日夢)이었나.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MB정부 100일. 그러나 100일이 마치 100년 같았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리로 '퇴근'한다. 그 거리에서 민심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말'로 속을 썩인 정부를 비토한다. 국민을 섬기겠다며 머리 조아리던 '머슴'은 어디로 갔는가. 수십 년간 지속해온 교육정책이 뒤틀리고, 따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