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단장면 표충사엔 효봉스님 사리탑이 있다. 효봉스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판사였다. 그가 세속의 번뇌를 씻고 스스로 머리를 깎은 것은 고결한 ‘양심’때문이었다. 어느 피고인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나서 ‘인간이 인간을 벌하고 죽이는 것’에 회의를 느껴 법모를 벗고 3...
▶김수환 추기경은 만인이 우러러본 ‘바보’였다. 그는 2007년 모교인 동성고 개교 100주년 기념 전시회가 열렸을 때 자신이 그린 자화상에 ‘바보야’라고 적었다. 추기경은 “제가 잘났으면 뭘 그렇게 잘났겠습니까. 다 같은 인간인데…. 안다고 나대는 것이 바보지. 그런...
▶노숙자는 시대가 낳은 ‘인디언’들이다. 고향을 떠나 냉기 가득한 제3지대에 갇혀 버린 사람들. 그래서 그들은 ‘종착역’일지도 모르는 역사(驛舍)를 거처로 삼는지도 모른다. 도시가 소등을 하면 그들은 하늘을 지붕 삼아 ‘난장(골판지 집)’을 치는데 냉골에 누워있는 모습...
▶촛불이 밉긴 미웠나보다. 경찰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 1842개 단체를 불법·폭력 시위단체로 낙인찍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 단체는 앞으로 정부보조금을 탈 수 없게 된다. ‘미친(美親)소’를 제대로 검증해 먹자던 ‘...
▶대한민국이 때 아닌 '살인의 추억'에 빠졌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판국에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 민심은 걱정이다. ‘강호순 사건’은 선량한 웃음을 띠며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던 이웃이 ‘인간 백정’으로 돌변한 사이코 얘기다. 그는 인간의 ...
▶용산 참사의 ‘성난 불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하 경찰관을 죽게 만들고도 특공대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경찰서장. 철거민 저항을 테러로 몰아가는 국회의원. 과격시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총리와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저마다 죽은 이에 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부모로부터 땡전 한 푼 받지 않고 주식 투자로만 세계 최고 갑부가 됐다. 버핏과 한 끼의 점심식사를 즐기려면 22억 원을 내야 할 정도로 그는 부자의 신화(神話)다. 그러나 버핏은 ‘사모님 의존증’이 심각했다.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
▶찰리 채플린은 콧수염과 모닝코트, 지팡이로 눈물과 웃음을 자아낸 희극의 대명사지만 거절의 명수이기도 했다. 그의 영화가 히트하자 졸렬한 짝패들이 몰려들어 동업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유혹을 단호히 뿌리쳤다. 그가 ‘예스맨(Yes Man)’이었다면 창조적이고 사...
▶“베트콩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야욕을 위해 1만 5000㎞를 날아가 사람을 죽이는 전쟁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철학자이자 평화주의자였던 버트런드 러셀은 미국의 폭력에 단호하게 ‘노’(NO)를 선언했다. 투옥되면서도 NO, 대학 강단에서 쫓겨나면서도 NO, 심지어는 ...
▶내 탓이오=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오바마가 뽑혔다.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1위에 오르기는 1948년 아이젠하워에 이어 50년 만의 일이다. 오바마는 당선 직후 정적(政敵)이었던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신속하게 내정했다. 그것은 화합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칼의 노래=명량해협 울돌목으로 133척의 배가 몰려들었다. 그들은 조선 수군의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 상부에 바치던 왜놈들이었다. 이순신에게는 13척의 배가 전부였다. 그의 검(劍)에는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도다’라고 쓰여 있었다. 197.5㎝...
▶낮잠은 보약이다. 잠시잠깐 졸음에 몸을 맡기면 정신은 탁족을 한듯 깨어난다. ‘낮잠의 대??피카소는 침대 옆에 반병두리 같은 철판을 놓고 붓을 손에 든 채 쪽잠을 잤다. 잠이 들어 손에 든 붓이 양철판위에 떨어지면 그게 알람이었다. 하루 3시간 이상 자지 않은 나폴레...
▶세계 최고의 쿵푸 배우인 성룡(成龍·청룽)은 1954년 홍콩의 빈가(貧家)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출산 병원비 26달러가 없어 성룡을 의사에게 팔려고까지 했다. 성룡은 곡예와 무술, 연기를 가르치는 오페라단에 들어가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잠자...
▶케네디 대통령은 마릴린 먼로와 염문을 뿌리며 로맨티시스트로 알려져 있지만 ‘로비스트’이기도 했다. 집권 3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163차례나 비밀공작을 했다. 그는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비밀부대를 만들려 했고, 베트남의 고딘디엠 대통령 제거에 동의하...
▶유난히 겨울이 길게 느껴졌던 시골집 한풍은 매서웠다. 겨울 난방은 아궁이로부터 출발했는데 불을 땔 때 아궁이속에선 칼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타는 소리인지, 나무가 타는 소리인지 모를 공명관(共鳴管) 떠는 소리가 들렸다. 불을 땔 때는 전날 태운 재를 고무래로 쓸어 담...
▶바람 숭숭 새는 초겨울 이부자리를 걷어차고, 새벽녘 타다 남은 구공탄의 시뻘건 절망을 보며 맨밥에 물 말아 먹는 서민들. 그들은 오늘도 철전(鐵錢)까지 받아야 하는 박봉을 위해 일터로 나간다. 눈물로 밤을 삼켜도 겨우내 아랫목을 달굴 십구공탄 360개는 거저 생기지 ...
▶벼를 추수할 때까지 농사꾼의 발소리를 천 번은 들어야 쌀이 된다 했다. 신토불이 농산물을 먹는 것은 농군의 땀을 먹는 것이다. 어릴 적 우리 집은 과수원 농사를 지었다. 시인의 오감(五感)을 부여잡는 목가적인 곳이었지만 어린 마음엔 노곤함이 가득한 촌야(村野)였다. ...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2번의 퍼스트레이디를 지낸 힐러리를 '들러리'로 내보내고, 전쟁 영웅 매케인마저 ‘퇴역’시킨 그는 47세의 나이에 초강대국의 리더가 됐다. 그는 수백 년간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은 흑백대결에서도 이겼다. 그는 케냐 ...
▶청년백수 100만 명 시대다. 정부는 2012년까지 20만 명을 취업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103만 9000명에 이른 청년백수가 2012년엔 81만 5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청년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신불자(信不者)' 상태다. ...
▶홧술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달픈 세상의 드난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막'으로 가는 것이다. 최근 마트의 주류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어났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15세 이상 술 소비량이 세계 2위고 독주(毒酒) 소비량은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