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는 하늘 아래 첫 동네, 지구의 등마루이기에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영산이다. 그래서 티베트에서는 세계의 모신(母神), 네팔에서는 바람의 여신이라고 부른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영국의 제9차 원정대에 의해 최초로 등정됐다. 이후 30개국 1...
▶털었더니 결국 먼지가 났다. 그리고 스스로 ‘청소’를 끝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 23일’만에 사퇴했다. 빚 23억을 얻어 집을 샀다는 설익은 오리발에, 수천 달러짜리 명품 핸드백과 구두를 사고도 설레발을 치더니 끝내 꼬리를 내린 것이다. 서열파괴 인사였...
▶꽃은 꽃잎, 암술, 수술, 꽃받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암술을 제외한 세 가지는 남성기관에 속한다. 결국 꽃은 75%가 남성이고 25%가 여성인 셈이다. 꽃을 두고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어울리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비약해 해석하면 꽃은 ...
▶지상에서 가장 높고 멀고 험한 길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넘고, 몇 개의 국경을 넘어 스페인을 갔다. 장장 2만 50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790㎞의 속도, 1만 1300m 고도로 11시간 30분을 날아야 하는 거리다. 환절기 기류(氣流)처럼 지상엔 중국과...
▶1973년 1만 원권이 발행된 이후 36년 만에 5만 원권이 발행됐다. 5000원 권의 주인공인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5만 원권의 초상인물에 선정돼 ‘모자 화폐’의 효시가 됐다. 1962년 ‘모자상(母子像)’ 초상이 그려졌던 100환권 지폐가 한 달도 못돼 폐...
▶독재타령이 요란하다. 화살은 DJ(김대중)와 MB(이명박) 전·현직 대통령에게로 쏠린다. DJ는 최근 현 정권을 ‘독재’라고 비난하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분기탱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청와대와 여당은 “전직 국가원수가 노욕(老慾)에 가득 차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6월, 6월은 질풍노도의 시기다. 청초해진 생명의 꽃들이 저마다 만개하고, 나무마다 푸른 엽록소를 내뿜으며 기지개를 펴는 시기다.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6월은 새 역사의 태동을 알리는 시기였고 부침(浮沈)과 갈등, 반목 속에서도 의연하게 정의의 불꽃을 밝힌 시기였다. ...
▶87년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대학생들은 '시대의 지식인'으로 불린 리영희 교수의 책을 읽었다. 그러나 그의 저서는 하나같이 불온서적으로 분류돼 빨간 딱지가 붙었다. 그는 DJ와 함께 80년 광주민주항쟁의 배후이자 '빨갱이'로 몰렸다. 이로 인해 다섯 차례 ...
▶대한민국이 옷깃을 여미고 있다. 62년 하고도 9개월의 짧은 삶을 살다간 노무현 전 대통령. 그는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운명이다”며 14줄의 글을 벼랑 끝에 날렸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몇 줄의 글이 아니라 몇 톤의 질량...
▶오랜만에 아내와 대폿술 한잔을 걸치고 집으로 가는 길, 비가 ‘술처럼’ 내렸다. 슈퍼에 들러 맥주 두 병을 더 샀다. 전작(前酌)으로 마신 소주가 설탕물처럼 달았고, 빗물에 취기가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연애할 때 둘은 술을 즐겨 마셨다. 취하면 그녀는 잘 웃었고, 이...
▶박지성은 외국 생활 10년차다. 일본 J리그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을 거쳐 2005년 7월부터 세계 최고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 그는 ‘산소탱크’라는 닉네임처럼 쉼 없이 뛰어 프리미어리그를 열광케 한다. 다른 선수들이 음주 추태와 추문으로 헤드라인을...
▶조선의 왕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먹고, 놀고, 세상을 쥐락펴락 할 것만 같은 왕들도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찬이슬 내리는 새벽부터 별똥별 떨어지는 밤까지 왕들은 신하들이 맞춰놓은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이렇듯 왕의 업무는 ‘만 가지나 되는 기무’라는 ...
▶정조는 세계문화유산이자 군사 성곽의 결정체라 불리는 수원 화성을 만들었다. 화성은 수도 서울의 남쪽을 막아주는 방어선 기능뿐 아니라, 정조가 상왕이 된 후 내려와 정사(政事)를 돌볼 ‘제2의 행정도시’였다. 10년 정도 예견한 공사는 단 3년 만에 마무리됐다. 정약용...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10141번지에 한 부부가 이사를 왔다. 이들은 여느 이웃과 똑같이 마켓에서 장을 보고, 추리닝 차림으로 산책을 한다. 때로는 닭요리를 싸가지고 이웃집에 ‘마실’을 가기도 한다. 이들은 두 번이나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 부부다. 퇴임 후...
▶한국여성들은 낮에 12.9개, 밤에 6.47개의 화장품을 바른다. 바르고 또 바르고 얼굴은 하나의 캔버스다. 흰 여백위에 수많은 화장품으로 덧칠하고 꽃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화장품은 거짓의 상징이기도 하다. 립스틱은 남자의 눈을 현혹하는 ‘새빨간 포장술’이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일본 머리꼭대기를 지나 태평양으로 날아갔다. 98년 대포동1호는 1646㎞를 날았지만 이번 로켓은 3200㎞를 날았다. 10년 만에 사정거리를 2배 늘린 것이다. 사정거리를 늘렸다는 것은 위협의 반경도 늘어난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고...
▶figure(꽃보다 연아)=은반 위에 꽃이 피었다. 250초 동안 김연아는 스테이플스센터 은반 위를 한 마리 새처럼 날아다니며 세계를 매료시켰다. 김연아는 6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탄 후 하루 16시간씩 훈련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는 “나의 전공은 연아이며,...
▶나랏돈이 ‘눈먼 돈’으로 둔갑하고 있다. 천금 같은 혈세가 허투루 새고 있는 것이다. 서울 모 구청의 7급 공무원은 낮엔 ‘머슴’ 밤엔 ‘회장님’으로 불렸다. 그는 3년간 72차례에 걸쳐 장애인 복지보조금 26억 원을 횡령했다. 상급자 8명은 3년간 허수아비에 까막눈...
▶2007년 12월 7일 태안반도의 달력은 검게 칠해졌다. 바다는 숨을 멎었고 수중 생태계는 생장을 멈추었다. 기름 1만 2000㎘는 태평하고 안락했던 태안(泰安)과, 편한 잠을 자며 고요한 수평선을 한없이 품어주던 안면도(安眠島)를 깊은 진혼곡에 빠지게 했다. 어민들...
▶경상도 산골소년 박정희는 여섯 살 때부터 황소를 끌고 다녔다. 뒷산에서 꼴을 베고 쇠죽을 끓이며 가난을 곱씹었다. 농투성이의 아들이었던 그는 40년 후 대통령이 됐고, 자신이 사랑했던 황소만큼이나 ‘황소고집’으로 유명했다. 그는 봄이면 농촌에 가서 모내기를 하고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