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이 밝아 오면서 장대비가 쏟아지더니 하늘이라도 뚫린 듯 폭우로 변했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무심천으로 향했다. 급격히 불어나는 무심천을 보며 상황이 심각해짐을 직감했다. 정말 한 순간이었다. 여기저기에서 침수를 알리는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평소 시청으로 향하는 길은 이미 침수로 인해 통행이 불가했고 어렵게 시청에 도착해 재난상황실로 향했다. 모니터로 목격한 청주시는 하복대 지역을 비롯해 흙탕물로 변해가고 있었다. 동료의원들에게 심각한 상황을 문자로 전... [충청투데이]
며칠 전 청주시 옥산면사무소 앞 초등학생 교통사고 사망지점을 방문했다. 사망지점에는 그 학생이 평상 시 좋아했던 빵과 사탕이 그 어린이를 추모하기 위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기성새대가 잘못으로 보도가 거의 없는 도로구조 탓에 어쩔 수 없이 차도를 우측으로 진행하다가 사망했기에 교통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에 그지 없다. 더군다나 사고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동영상 복원이 안 되어서 교통사고 원인을 명확히 알 수는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어린이 보행사고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 ... [나인문 기자]
치열하게 삶을 살다 보면 크든 작든 상처를 받기 마련입니다. 몸에 상처가 생기면 통증이 느껴지고 상처 회복을 위한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은 가라앉고, 상처엔 흉터가 남습니다. 얕은 찰과상은 소독만 잘해도 낫지만, 깊은 상처는 잘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증이나 드물게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이라는 후유증을 남기기도 합니다. 몸에 난 상처와 달리 마음의 커다란 상처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돌보는 정신과 의사로 일을 하다 보면 마음의 상처를 잘 돌보지 못하고, 상처가 깊어지고... [충청투데이]
최근 모 광고에서 어린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스마트폰의 음성기능을 가르쳐 주고 자기가 원하는 인형을 얻어가는 장면을 보았다. 필자에게도 이 모습이 아주 낯설지 않다. 얼마 전, 테스트하던 모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의 버튼 기능을 오히려 필자에게 가르쳐 주던 6살 조카의 모습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의과대학의 강의실도 예외가 아니다. 의과대학은 한정된 시간과 많은 수업량 때문에 토론이나 발표로 진행하기... [충청투데이]
얼마 전 길을 걷다가 흐드러지게 핀 수국을 만났다. 길고 혹독한 시간을 견디며 핀 꽃들은 눈부신 햇살에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저렇게 활짝 피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 한동안 꼼짝 않고 서서 꽃을 바라보다 문득 화사한 빛깔과 향기로 아름다운 꽃처럼, 우리 시민의 삶도 아름답게 활짝 피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아름다운 삶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천명하고 있다. 6~70년대부터 경제적 성공이... [충청투데이]
2014년 '죄송합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얼마간의 집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송파 세모녀'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빈곤과 주거비 부담으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현실, 적절한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사건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국가의 도움이 절실한 소외계층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한편 2000년 이후 양적으로 크게 확대된 복지프로그램이 과연 수요자인 저소득층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갖게 한다. ... [충청투데이]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요즘 신문이나 TV에서는 강수량 부족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저수지나 말라가고 있는 농작물을 통해 가뭄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 특히 충남 서해안지역인 서산, 홍성, 당진, 예산, 태안 지역은 올해 평균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의 45% 수준으로 극심한 가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분간 가뭄을 해갈할 만한 충분한 비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가뭄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당진지역의 경우, 마땅한 자체 수원이 없다보니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멀리 떨어져 있는 보령댐과 대청댐으로부... [충청투데이]
개발제한구역이란 명목아래 수많은 농촌지역 주민들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마치 다수를 위한 희생이 민주주의의 주축인 양, 대도시 주민을 위해 소수의 농촌민들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제한구역인가? 개발제한구역은 국토이용관리법상 도시지역에만 적용되는 구역의 하나로, 특별히 도시가 무질서하게 외곽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시 외곽의 녹지지역 일부를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개발제한구역은 말 그대로 개발을 제한하기 위해 지정됐기 때문에 토지이용규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강하다. 우리나라의 도시지역은... [충청투데이]
해마다 5월은 여러 가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여러 가지 기념일이 많은 것도 부족해서 금년 5월은 국민의 손으로 새 대통령도 선출했다. 그 중 필자에게 ‘스승의 날’은 조금 특별하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정형외과 전문의가 된 제자들도 수십 명에 이르고, 필자의 기억 속에 영원한 ‘참 스승’으로 남아있는 은사님도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의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대부분 열 두 분 정도의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충청투데이]
사드배치 결정은 이미 내려졌지만, 아직까지도 찬반논란이 뜨겁다. 찬반 모두 일정한 논리적 타당성이 있겠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본다. 사드배치의 근원은 한반도 안보를 강화하고자 하는데 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우리의 대비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는 복잡하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그렇다. 예측했던 대로 중국의 경제·사회적 압박은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점점 세력을 더해가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중국의 인위적인 회오리를 막기위한 ... [충청투데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1991년 지방의회, 1995년에는 동시 지방선거로 부활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넘는 성년의 나이를 맞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권한은 2할뿐인 유아(乳兒)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필자 또한 그동안의 공직경험을 통해 적극 공감한다.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해오면서 많은 민선 자치단체장을 모셔왔다. 그 분들은 임기 초부터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한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결도 쉽지 않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 문... [충청투데이]
필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1년에 약 700~800건 정도 수술을 한다. 수술을 위해 환자들은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고, 회복 후 퇴원하기를 반복한다. 환자와 한번 맺은 인연의 고리는 퇴원을 한다고 해서 종결되는 것이 아니다. 퇴원 후에도 주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통해 완치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살펴야 한다. 아마도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제일 반갑고 듣기 좋은 말은 의사가 환자에게 ‘이제 그만 오셔도 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 십 수 년 동안 수많은 환자들과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 [충청투데이]
매년 3~5월은 대학생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 자금을 마련하고자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상담이 많아지는 시기다. 최근 대학생 창업동아리팀의 사업아이템인 ‘의료용 어플리케이션’ 관련 창업 상담을 진행하면서 요즘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창업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 및 긍정적인 도전 자세, 진지한 학습 태도를 가지고 있어 부러울 정도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5만명으로 IMF 외환위기 영향권인 1999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2월 실업률은 5%로 2001년 ... [충청투데이]
최근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 청년들은 사회·경제적 압박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취업난을 비롯해 부채, 주거 빈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청년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헬조선(hell朝鮮)’이라 하겠는가. 그만큼 대한민국의 청년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청년들의 삶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청년 공간 문제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아직 ‘청년 공간’이란 단어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만큼, 최근에 들어서야 청년 공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청년 ... [충청투데이]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고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 모두는 헌법 개정을 약속했다. 그러다 보니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되어도 헌법 개정이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되었다. 헌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시스템이 바뀌면, 바뀐 헌법에 맞게 모든 것이 변한다. 차기 정부의 헌법 개정에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권력구조 개편일 것이다. 즉, 대통령 임기와 중임 여부,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와의 권력 배분 등일 것이다. 그러나 수도 이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몫이다... [충청투데이]
지난 2월, 같은 병원 심장내과에 근무하는 동료교수로부터 강의 요청을 받았다. 을지대학교의료원 산하 을지대학교병원과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심장내과 의료진들이 합동 심포지엄을 여는데, 그곳에서 정형외과적 관점에서 보는 ‘폐쇄성 말초 혈관 질환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강연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양 병원 심장내과 교수들, 심장내과 간호사들, 각종 심기능 검사실 종사자들 등이었다. 필자는 참석 대상자 들이 모두 의사들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적합한 관점을 잡고 최선을 다해 강의 준비를 했다. 또 강의 자료는 첫 머리... [충청투데이]
"2003년 겨울에, 또 조금만 더 쓰기로 작정을 하고 연필과 미수가루를 챙겨서 일본 교토 서쪽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왔습니다…." 2004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김훈의 수상소감 '스스로 두려운 마음으로'의 서두부분이다. 이 글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단어는 다름 아닌 '연필'로 작가 김훈은 디지털의 시대에도 글을 아날로그시대의 유산인 연필로 쓰고 있다는 것을 수상소감에서 밝히고 있다. 1948년생인 이 작가는 우리 나이로 올해가 칠순이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데 스스로도 밝혔듯이 컴퓨터의 자판이 아닌, 원고지에... [충청투데이]
과학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최근 뇌에 인공지능(AI)컴퓨터를 결합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인간의 뇌를 통제하고 조종하겠다는 인류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삶을 변화시켰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은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화혁명으로 이어졌고,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등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와 계산대 없는 인공지능 매장 ‘아... [충청투데이]
독일의 유명한 근대 철학자 칸트에 의하면 도덕적 주체는 스스로를 자율적인(autonomous) 존재로 여기고 자유로운 이성의 사용을 누리는 사람이다. 이와 반대로 전근대의 인간 도덕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 지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신이 나를 벌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다시 말해 도덕은 전근대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비자율적(non-autonomous)인 것에서 자율적인(autonomous) 것으로 재인식 된 것이다. 이는 서양철학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 유학에서도 인간의... [충청투데이]
인간은 모두 자신이 잘되고 발전하길 바란다. 자신의 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자신에 대한 질책도 하지만 요인을 다른데서 찾고 불만을 표출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자신들의 주장을 1인 피켓시위, 집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드러내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을 결집시켜 자신들의 뜻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관심이 있는 일에는 열정이 생기고 행동으로 옮기지만, 관심이 없는 일에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눈길조차도 쉽게 주지 ...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