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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시론]

과학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최근 뇌에 인공지능(AI)컴퓨터를 결합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인간의 뇌를 통제하고 조종하겠다는 인류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삶을 변화시켰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은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화혁명으로 이어졌고,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등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와 계산대 없는 인공지능 매장 ‘아마존고(Amazon Go)’는 상상이 아닌 과학의 진보가 가져다준 우리의 일상이다. 하지만 일상이 과학이자 과학이 일상이 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과학을 ‘어렵다’고 멀리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기술 국민 이해도 조사’결과, 과학이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없고, 재미가 없다는 비율이 61.5%를 차지했다. 과학에 대한 관심도 또한 49점으로 미국이 얻은 65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암울한 미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과학이 대중에게 외면 받는 이유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대중들이 과학과 친근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 중요하다. 과학기술계가 알려주고 싶은 과학이 아닌 대중이 필요로 하고, 알고 싶고,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의 공급이 필요하다.

과학 선진국인 영국은 일반 대중들을 위한 참여형 과학프로그램을 실현 하고 있다. 190년 전통의 ‘크리스마스 과학강연’은 일반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접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딘버러 국제과학축전’은 과학적 창의력과 놀이를 결합해 전 국민이 찾고 싶은 과학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과학콘텐트의 제공을 통해 일상 속 즐기는 과학으로 변화를 이뤄낸 것이다.

국내에서도 선진국의 과학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과학문화 확산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국내최대의 과학문화 축제인 ‘과학창의축전’은 400여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과학축제로 발돋움하고 하고 있다. 또한 지역생활권 내에서 운영하는 학교 밖 과학체험 프로그램인 ‘생활과학교실’을 운영해 지역과 시민사회의 과학기술문화 역량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필자가 몸담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과학문화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사이언스캠프’와 ‘과학세상으로 초대’와 같은 초청행사를 통해 지역·계층 간 과학수준 격차를 해소하고 과학체험을 즐기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이공계 기피 현상 해소와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을 목적으로 ‘KISTI 레인보우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KISTI 여성과학자들이 전국 각지 학교를 방문해 자신들의 연구 분야를 소개하는 릴레이 과학강연이다. 특히 융합형과학교육(STEAM)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융합과학교원직무연수’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원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과 관심을 높이고, 슈퍼컴퓨터의 원리를 체험을 통해 이해하는 ‘드림 메이커즈’라는 수준 높은 과학교육을 통해 우수한 과학인재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민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과학체험, 전람회, 강연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대중의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 하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부담 없이 과학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놀이 마당의 제공이다. 일방적인 과학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대중과 상호작용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과학문화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괴테는 “호기심은 모든 걸음에 날개를 달아준다”고 말했다. 대중의 호기심이 과학문화로 정착 될 때 우리나라는 큰 날개를 달고 세계최고의 과학기술 선진 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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