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오늘도 만남의 장소는 박물관이다. 외부 손님을 맞는 곳으로, 청주문화를 알 수 있는 시공간으로 제격이다. 오래된 물상과 문화유산을 좋아하는 성향도 한몫했으리라. 본의 아니게 시간이 맞지 않아 기다려도 서로에게 마음의 부담이 없는 장소이다. 여하튼 전시도 보고 지인도 만나니 일거양득 아닌가. 박물관의 풍경 또한 사계절 운치가 넘쳐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박물관 찻집에 앉아 유리창으로 스민 따스한 햇볕과 계절의 정취를 어찌 말로 다 하랴. 국립청주박물관의 지붕이 독특하다. 그 앉음새와 모습이 박물관답다. 우회도로에서 박물관 지붕...
[충청투데이]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이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있어도 그 개인이 유일적(唯一的)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하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로, 인간관계 없이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삶은 인간관계의 연속이다. 부모와 자식, 배우자, 친구, 직장동료 등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원만하고 좋은 관계도 있지만 서로 미워하고 적대적인 관계도 있을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행복한 삶의 필수조건이다. 우리 삶에서 좋은 인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소통(疏通)일 것이...
[충청투데이 충청투데이] 광해군 15년(1623년 3월 12일)에 능양군 이종(李倧·인조)이 김류, 이귀, 신경진, 김자점, 이괄, 최명길 등 서인(西人)들과 반란을 일으켰다. 반정의 명분은 광해군의 폐모살제와 명나라에 대한 불충(不忠)이었다. 폐모살제는 인목왕후를 서궁에 유폐하고 이복동생 영창대군을 죽인 것을 말한다. 하지만 백성들의 호응은 별로였다. 반정 4일만에 광해군의 폐모조치에 반대하다 여주로 귀양 갔던 남인 이원익을 영의정으로 추대한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이원익은 광해군을 보필하며 대동법 실시, 명·청간 중립외교, 양전(量田·토지조사)사...
[충청투데이] 시선이 아주 다르다. 작품의 소재는 일상에서 없어선 아니 될 무생물이다. 아니 방금 워드 친 문자를 정정한다. 누가 이 물질을 생명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각 사진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같은 작품은 없다. 지금 전시된 물상은 여러 형상으로 포착돼 있다. 비상하는 새의 모습 같기도 하고, 외계인의 눈동자 같기도 하다. 작가는 '물'이란 소재로 어느 특정 순간을 고정해 전람 중이다. 우리가 곳곳에서 쉽게 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다. 인간의 생활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인간의 몸속에 체중의 7할이 수분이다. 우리는 어떤...
[충청투데이] 필자가 운전을 처음 배웠을 당시, '비상등'의 용도에 대한 설명을 흥미 있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비상등의 1차적 기능은 비상상황을 알리는 목적이다. 하지만 자동차 학원의 강사 선생님께서는 비상등은 이런 1차적 기능 이외에도 때로는 '고맙다'는 의미로, 때로는 '미안하다'는 의미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면허 취득 이후 운전을 하면서 운전 강사의 설명을 되새길 기회가 많았다. 독일에서 8년 6개월간의 유학 생활을 하면서 종종 운전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처럼 때론 고맙다는 의미로, 때론 미안...
드라마 '응답하라 1988'등의 시대물이 큰 인기를 모았다. 당시 우리는 공중 전화를 기다리기 위해서 긴 줄을 섰고, 최신음반을 사기 위해서 새벽부터 음반사 앞을 전전해야 했다.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내손의 스마트폰 한 대로 침대에 편안히 누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드라마를 보고 나서 필자는 가끔 상상해본다. 30년 후에 나는'응답하라 2018'라는 드라마를 보고나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지금보다 더 발전된 사회를 살아갈 나에게 2018년의 모습은 '공중 전화'와 '카세트테이프' 등에 대응되는 현재의 무언가로 향... [충청투데이]
나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하느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기의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GDP 규모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우리가 최악의 국가라는 사실이다.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은 핵을 보유했고 러시아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중국은 G2국가, 일본 역시 초강대국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우리가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때, 곁에서 한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 밀림에서도 고립무원(孤立無援)인 동물은 포... [충청투데이]
풍경을 가지러 길을 떠난다. 목적지는 가을의 심장 속, 그곳으로 거침없이 행군하여 나아간다. 심장으로 난 길은 오솔길로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남의 가슴을 누가 예의도 없이 두드리는가. 마치 맡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간 양 의기양양 발을 들이민다. 길 위에는 나 같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자신의 속도가 아닌 산객의 속도에 등 떠밀려 들어간다.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단풍의 속도는 25킬로로 밤낮없이 강행군했나 보다. 단풍은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걸어 경북 봉화 산골에 닿은 것이다. 우리도 그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가을의 ... [충청투데이]
유럽형 사회복지 모델의 기본원리 중의 하나인 '보조성의 원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그리고 민간사회복지법인과 공공기관과의 관계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보조성의 원리란 '상위의 집단은 하위의 집단을 종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위의 집단이 자발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보조성의 원리가 지켜질 때, 각 지자체의 상황을 고려한 사회복지정책과 서비스가 실행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보조성의 원리 하에 민간사회복지기관·단체들이 자신들이 지닌 현장에서의 강점들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충청투데이]
조선사와 한국근현대사를 독학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조선사 공부는 이순신 제독에 대한 연구가 계기였다. 또 한국근현대사 공부는 메이지 일왕과 고종의 비교연구를 하면서 시작했다. 그래도 20여년 동안 꾸준히 관련 책을 읽고 여러 논문들을 참조했으니 이제는 나름대로 할 말이 많아졌다. 혹자는 나를 돌팔이 역사연구가라고 폄훼할지 모른다. 나는 그런 말에 전혀 게으치 않는다. 어차피 역사 분야는 내 전공인 경제학(經濟學)과 다르다면 다르고, 같다면 같기 때문이다. 오늘은 몇 가지 관점에서 한국 역사학계에 대해 정중하게 몇 말씀... [충청투데이]
무뎌진 심상에 변화를 주고자 핸드폰에서 자주 보던 동영상을 찾는다. 영상이 보이자마자 주저 없이 손가락으로 재생을 누른다. 같은 음식도 여러 번 먹으면 물리건만, 이 동영상은 수십 번 돌려봐도 물리지 않는다. 누가 봐도 호기심 어린 표정에 반할 수밖에 없는 자태이다. 반짝이는 새까만 두 눈동자는 한곳을 향한다. 마치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결연한 표정이다. 자신의 몸을 지탱하느라 한 손은 발 위에 두고, 다른 한 손은 다리 옆에 두고 손가락을 꼬무락거린다. 아마도 흐르는 음률에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 같다. 세상... [충청투데이]
10월 1일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국제 노인의 날'이다. 대한민국은 국군의 날과 국제 노인의 날이 겹치는 관계로 1997년부터 매년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내고 있다. 또한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해 대한민국의 전통적 풍속인 경로효친 사상을 고취할 뿐만이 아니라,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노인 문제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대한민국 인구 구성 비율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1946~1965년생)가 노인 세대로 진입을 시작하고,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노인 부양... [충청투데이]
최근 ‘미스터 션사인’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일제 강점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독립운동 과정을 잘 보여줘서 필자 역시 주말이 되면 반드시 챙겨봤다. 하지만 "독립운동가보다 일제에 순종하는 친일 관료가 더 빠르게 넘치는 조선의 작금이다"라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이완용, 송병준 같이 일제에 나라를 갖다 바치는 많은 청렴하지 못한 관료로 인해 우리나라는 주권을 빼앗기게 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떨까? 2017년 국민권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청소년 정직인식지수 조사에서 고등학생 54.7%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충청투데이]
몸의 언어는 말이 필요 없다. 몸짓은 어느 표현보다 강렬하고, 유연하게 사람의 마음을 홀린다. 큰 무대 위에 놓인 의자 한 개와 남녀 무용수, 두 명의 무용수는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수많은 시선은 무용수의 언어를 놓칠세라 손짓과 발짓, 몸짓을 읽는다. 팔이 계곡물처럼 유유히 흐르는가 싶으면, 다리가 산처럼 접히고, 온몸이 들풀처럼 드러눕는 행위가 이어진다. 농염한 무용수의 현란한 춤으로 무대를 장악하며, 관중의 숨통을 쥐락펴락한다. 춤의 문외한도 무용수의 풍부한 표정과 몸짓에 놀라며 서서히 빠져든다. 무용은 삶의 희로애락을 ... [충청투데이]
경제적 빈곤, 질병, 고독감 및 사회적 역할상실을 일컬어 노인세대의 ‘사고(四苦)’라 한다. 2018년을 기점으로 한국사회는 전체인구 중 노인세대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비율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충북은 일부 군 지역이 소멸될 위기에 처해져 있다. 노인세대의 증가와 함께 다양한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여러 공공기관들 역시 노인세대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 [충청투데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 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이라는 첫 두 소절이다. 가을이 왔다. 곧 들판의 벼들이 노랗게 익어갈 것이고, 도로가의 큰 나무에서 형형색색 낙엽들이 떨어질 것이다. 가을이 주는 소중함에 다시 한 번 살아 있음(生)에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자연 속에서 공기를 마시고, 직장에 나가 동료들과 함께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다... [충청투데이]
8월 초, 공군 교육사령부가 주최한 병영캠프에 다녀왔다. 약 200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병영을 찾아와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는 게 너무 대견스러웠다. 나는 강사로 참여해서 공군의 4대 핵심가치인 도전, 헌신, 전문성, 팀워크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또 누구든 그것만 잘 실천하면 성공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그 말을 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의 시작 전, 나는 장교 식당에서 공군 교육사령부의 지휘관 및 참모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 자리에서 어느 공군 병사의 선행... [충청투데이]
산길 저 아래 파란 지붕이 보인다. 겉모습은 책방처럼 보이지 않는다. 마치 허름한 창고 같다.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손님은 보이지 않는다. 일층은 내 마음의 다락방처럼 아늑하다. 각목으로 어설프게 짠 비좁은 계단을 내려가니 거기가 진짜 책방이다. 바닥 흙내와 퀴퀴한 곰팡내, 책 내음이 뒤섞여 코를 찌른다. 눈앞에 책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책장의 미로 속으로 빠져든다. 책장과 책장 사이, 한 사람이 지날 수 있는 통로로 나아간다. 무언가 튀어나올 듯 어둠침침한 공간이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은 돋보기를 써야만 책을 찾을 수 있을... [충청투데이]
한 달이 넘는 동안 지속되는 폭염 특보에 남녀노소 구분 없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최장 폭염 기간, 최고 온도 등 종전의 기록들을 경신한 이번 폭염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북반구의 많은 나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폭염을 비롯한 여러 기후 변화의 징후들로 인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액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온열 환자는 3329명으로 작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으며, 이중 사망자는 총 39명으로 작년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더욱 걱정인 것은, '기후 붕괴'란 표현이 ... [충청투데이]
110년 만의 폭염이라고 한다. 강원도 홍천이 기상관측 이래 41℃를 기록해 '홍프리카(홍천+아프리카)'가 됐다고 한다. 이번 폭염으로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완화와 농축산물 수급 관리 대책에 고심을 다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번 폭염을 특별재난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고 범정부 폭염대책본부를 가동해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대책 안들이 폭염에 힘들어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여 큰 도움이 돼야 할 것이다. 잠시 쉬어 가시겠습니까. 폭염에 지친 타인에게 이 말을 건네며 함께 공감해보자. 다른... [충청투데이]